자치경찰제 시행 앞두고 곳곳 파열음…일선 반응은 엇갈려
경찰청, 자치경찰 갈등에 내부 설득…"예산 확보에 활로"
올해 7월부터 전면 시행되는 자치경찰제를 앞두고 파열음이 잇따르자 경찰청이 일선 경찰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다.

11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일선 경찰관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공지에서 "향후 출범하게 될 시·도자치경찰위원회를 대상으로 현장 경찰관이 겪는 곤란과 어려움을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치경찰위가 현장 경찰관에 대한 재정 지원 등 안건을 심의·의결해 시·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자치경찰위는 새로운 경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그간 우리가 겪었던 불편과 부당의 사례를 개선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지난 2일 전국 최초로 출범한 강원도자치경찰위가 제1호 사업으로 '도 내 지구대·파출소 근무 환경 개선'을 선정해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지원에 강원도 예산 6억원이 투입된다고 소개했다.

경찰청은 "지금까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늘 제약받아 온 경찰 복지 문제에 (자치경찰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사례"라며 "자치단체의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자받을 수 있는 활로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의 범죄예방 인프라 구축 예산은 3억7천만원에 불과하지만, 서울시의 관련 예산은 12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현장에서 주는 소중한 의견들을 빠짐없이 검토·반영하겠다"며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 업무의 무분별한 전가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도경찰청과 함께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의 이 같은 공지에 대해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 내부 통합 포털 게시판 '폴넷'에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한 경찰관은 "자치경찰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지자체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획재정부에 가서 피눈물 흘리며 읍소해서 받는 예산보다 훨씬 큰 규모를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다"고 적었다.

반면 다른 경찰관은 경찰청의 행태를 "가난해서 입양 보내고 '부잣집에 보내졌으니 행복한 거 아니야?'라고 되묻는 무책임한 친부모 같다"고 꼬집었다.

경찰청의 이 같은 설득 작업은 자치경찰제 도입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간 갈등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충북 경찰 2천200여명은 충북도가 입법 예고한 조례안을 놓고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충북 경찰공무원 직장협의회는 충북도청 앞에서 열흘 넘게 '도지사는 자치경찰을 원하는 것이냐, 자치노비를 원하는 것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충북도는 경찰청이 마련한 표준 조례안의 '도지사는 자치경찰 사무 범위와 관련해 시도경찰청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들을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바꿔 논란이 일었다.

경찰청, 자치경찰 갈등에 내부 설득…"예산 확보에 활로"
경찰청, 자치경찰 갈등에 내부 설득…"예산 확보에 활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