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컵 깨뜨리기·절벽에서 떨어지기 등 다양한 체험 가능"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현실 속 움직임을 이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XR·현실세계와 가상현실이 접목된 환경) 체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공상과학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는 주인공이 고글과 헤드셋, 글러브 등 햅틱 수트를 입고 트레드밀(러닝머신)을 걸으며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는 장면이 나온다.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은 영화에서처럼 압력과 진동을 전달해주는 햅틱 수트를 입고 가로 5m, 세로 5m 세트장에서 다양한 가상현실(VR)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수트와 연결된 와이어를 통해 바닥에서 1m 이상 떠오를 수 있어 사용자는 무중력, 자유낙하 상태를 느낄 수 있다.

실제 탁자 위에 놓인 컵을 들어 올린 뒤 가상 공간에서 깨뜨리기, 게임 속 고양이 쓰다듬기, 트레드밀 위에서 가상의 외나무다리 통과하기, 절벽에서 떨어지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센서를 통해 손이 힘을 주는 위치와 압력 정보를 동시에 측정함으로써 가상 공간에서 물체가 깨지거나 찌그러지는 변형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칠거나 부드러운 촉감뿐만 아니라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작용·반작용의 원리에 의해 느껴지는 역감까지 구현할 수 있다.

놀이기구처럼 탑승한 채 즐기는 수동적인 형태의 기존 VR 기기와 달리 직접 행동하는 방식이어서 사이버 멀미 등 부작용도 없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생기원은 지난 6년 동안 개발해온 기술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해 체험형 시뮬레이터를 완성했다.

연구 책임자인 권오흥 박사는 "각종 훈련이나 재활 치료 목적의 시뮬레이터로도 이용 가능하며, 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게임 디바이스나 영상 촬영용 XR 스튜디오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