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8일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영남 꼰대당'을 탈피하자면서 집단 행동에 나섰다.

'포스트 김종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당권 경쟁을 앞둔 시점에서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이들은 "결코 우리 당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승리가 아닌 문재인 정권의 패배이자, 우리 국민의힘에 주어진 무거운 숙제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명심하겠다"며 "자만 말고 쇄신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뜻으로 받아들이고 승리의 기쁨은 묻어두겠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초선 56명 중 42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지적한 '특정 지역 정당'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TK)을 핵심 기반으로 삼는 현주소를 가리킨다.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맥락이다.

초선 의원들의 성명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이 20·30대의 지지에 힘입어 11년 만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여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면에는 차기 원내대표와 당 대표 선출에서 '영남권'과 '다선'은 가급적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당내에선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 정진석 조경태 주호영(이상 5선) 박진 홍문표(4선) 윤영석(3선)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후임은 권성동 김기현(이상 4선) 김태흠 유의동(3선) 의원이 거론된다.

현재 거명되는 이들 중 조경태(부산) 주호영(대구) 김기현(울산) 윤영석(경남) 의원이 '영남권 다선'에 해당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지도체제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1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당대회 준비기구를 띄울 예정이다.

野초선들 당권경쟁 앞두고 집단성명…"영남당 극복하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