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분위기는 지난해와 다르다. ‘대세 상승장’을 거쳐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시기에 맞는 상품을 찾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상품이 상장지수펀드(ETF)다. ETF보다 더 분산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인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EMP 펀드는 이미 종목을 분산한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다시 배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만큼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EMP 펀드 44개에 총 1848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올해 1조원 넘게 빠져나갔지만 EMP 펀드로는 최근 3개월간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있다. EMP 펀드는 ETF나 ETN을 전체 자산의 50% 이상 담고 있다. ETF 자체도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인데 ETF를 모아 편입하다 보니 EMP 펀드는 ‘초분산투자’ 상품으로 분류된다. 원자재, 채권, 파생상품까지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ETF를 담아 여러 부문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올해 EMP 펀드 수익률 상위 종목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 차지했다. ‘이스트스프링글로벌스마트베타EMP’ ‘KTB글로벌EMP’ ‘삼성웰스글로벌주식EMP’ 등은 올해 수익률이 10%를 웃돈다. 시장이 좋지 않아도 꾸준히 이익을 내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에서 방어력이 크다는 평가다.

실제 ‘KODEX200’ 등 주가지수 추종 ETF의 변동성이 20% 수준인 데 비해 EMP는 10% 안팎에 그친다.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변동폭이 작아 판매사에서도 퇴직연금 등에 편입을 확대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