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만 치는 박병호, 6번째 홈런왕 도전이 시작됐다
박병호(35·키움 히어로즈)가 박병호다운 타격으로 돌아왔다.

키움은 지난 3∼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2연전을 싹쓸이하며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뒤엎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더 큰 반전은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개막 2연전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타율 0.375(8타수 3안타) 2타점을 거둬들였다.

안타 3개가 모두 장타였다.

3일 2루타 2개에 이어 4일에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이제 겨우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박병호의 장타력이 살아났다는 점은 키움에는 의미가 적잖다.

키움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팀 전력에 큰 누수가 생겼다.

김하성의 빅리그 진출만큼이나 키움 전력의 큰 악재는 바로 마무리투수 조상우의 부상이다.

조상우는 스프링캠프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12주 진단을 받았다.

한현희와 이영준도 각각 손가락,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기존 선수들이 더 힘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때마침 박병호가 시즌 초반부터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 부진에 부상까지 겹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93경기에서 타율 0.223, 21홈런에 그쳤다.

키움은 간판타자의 슬럼프 속에 정규리그를 5위로 마쳤고, 단 1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쳐야 했다.

이 최악의 시즌이 박병호에게는 자극제가 됐다.

어느 때보다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고, 타격폼도 뜯어고쳤다.

박병호는 "타격할 때 상체를 살짝 숙이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며 "자세를 바꾸니 등의 경직된 부분도 풀리고, 배트가 수월하게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워낙 못했기 때문에 반성하고 실망했다"며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병호가 개막 2연전에서 활약한 기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올 시즌 홈런왕 레이스는 한층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박병호는 KBO리그 사상 최초로 2년 연속(2014∼2015년) 50홈런을 넘기고, 역시 최초로 4년 연속(2012~2015년) 홈런왕을 독식한 거포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뒤 2019년에 다시 홈런왕이 됐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박병호가 올해 개인 통산 6번째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까.

일단 시그널은 긍정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