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부·여당을 향한 국민적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부·여당 인사들의 '말'이 불난 데 기름을 끼얹는 모양새다.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에 출연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는 같은 당 김재섭 의원에게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김 의원이 지난 7일 자신에게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와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 그때 나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 (그런 소리들을 하며)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답했다고 전한 것이다.다만 윤 의원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나름"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즉, '우리가 잘하면 국민들은 돌아온다'라는 것을 전제로 한 조언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 정서가 들끓는 가운데 여당 중진 의원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장 윤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동구·미추홀구에서도 "주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등 반발이 포착된다.불타는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것은 윤 의원뿐만이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다음 날인 지난 4일 페이스북에 "한밤중의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가 역풍을 맞았다. 더욱이 홍 시장은 한 행사 연단에 올라 활짝 웃는 사진도 올렸다가,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오늘 아침에 이런 사진이나 올리는 게 맞나. 정말 실망"
김현태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 단장이 9일 오전 8시30분 서울 국방컨벤션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에 동원된 특전사 제 707특수임무단의 부대원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6일 비상계엄 관련 내란죄 등으로 고발되거나 연루된 현역 군인 10명에 대해 법무부에 긴급 출국금지를 신청했고, 김 단장도 여기에 포함됐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지만, 계파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는 당내 수습 방안을 놓고 사사건건 파열음을 내며 주도권 다툼에 한창이다.9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의원총회에서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추 원내대표가 사의를 밝힌 배경에는 비상계엄 선포 후 의원총회와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드러난 당내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의원총회 장소를 두고 추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와 엇박자를 내며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여당 의원 대부분이 불참하는 결과를 낳았다. 50여명의 의원은 당사에 남아 의원총회 개최를 기다렸다.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표결 직후 한 친한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암까마귀와 수까마귀가 완전히 구별되는 것", "못 와서 안 온 게 아니라 안 오고 싶어서 안 온 것"이라는 발언을 하며 추 원내대표를 비판했다.추 원내대표는 야 6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반대' 당론을 모으는 데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는 의총에서 당론이 결정되기 전에 대표가 알아야 할 것이며, 당대표도 의견이 낼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추 원내대표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폐기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탄핵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