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검찰 "국가가 후원하는 마약 밀매…에르난데스 대통령도 공모"
온두라스 대통령 동생, 미국 법원서 '마약 밀매' 종신형
중미 온두라스 현직 대통령의 동생이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의 동생인 토니 에르난데스(42)에 종신형을 선고했다.

온두라스 국회의원도 지낸 토니 에르난데스는 2018년 코카인 밀반입 혐의로 미국에서 체포된 뒤 2019년 마약 밀매와 불법무기 소지 등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에게도 수사의 칼끝을 겨누고 있다.

이날 검찰은 토니 에르난데스의 범죄와 관련 "국가가 후원하는 마약 밀매"라는 표현을 쓰며 "(피고인이) 대통령인 형을 포함해 온두라스 최고 권력자들과 공모해" 온두라스를 "사실상의 '마약국가'처럼 운영했다"고 밝혔다.

온두라스 대통령 동생, 미국 법원서 '마약 밀매' 종신형
앞서 미 검찰은 토니 에르난데스가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 등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으며, 이것이 형의 대선 자금으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미 수사당국은 현재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온두라스의 또 다른 마약사범 사건과 관련해서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미국으로의 마약 밀반입을 도왔다며 대통령 역시 수사 대상임을 시사한 바 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러한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해왔다.

그는 이날 동생 판결 후 트위터에 "가족 모두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소식"이라며 미 검찰의 수사 '조력자'들이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온두라스 정부도 성명에서 "이번 판결이 마약 밀매업자들이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한 거짓 증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