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명소' 동래 온천천·해운대 달맞이길 인근 음식점 '북적'
일일 확진자 50명 육박에도 단속 안하는 지자체
[르포] 만발한 벚꽃에 뻥 뚫린 방역…지자체 단속은커녕 먼 산 구경
본격적인 개화기가 시작된 가운데 부산지역 벚꽃 명소 인근 식당, 카페에서 최소한의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 방역 당국 역시 이를 단속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지난 28일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화창한 봄 날씨에 부산지역 벚꽃 명소로 꼽히는 동래구 온천천, 강서구 30리 벚꽃길,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해운대 달맞이길 등에는 상춘객 발길이 이어졌다.

만발한 벚꽃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리자 동래구 온천천, 해운대구 달맞이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식당, 카페 내부도 손님들로 가득 찼다.

온천천에 있는 한 카페는 벚꽃 풍경이 잘 보이는 명당자리의 경우 별도 시간을 정해 예약받을 정도였다.

문제는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실내 방역수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관할 지자체가 단속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요 벚꽃 명소를 관할하는 동래구, 해운대구 중 지난 주말 카페, 식당을 대상으로 단속을 나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해당 지자체는 관할 식당, 카페 등을 방문해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점포 면적 50㎡ 이상), 좌석과 테이블 한 칸 띄우기, 테이블 간 칸막이이나 가림막 설치 여부 등을 단속해야 한다.

더구나 최근 부산의 경우 유흥업소를 매개로 한 감염 환자가 연일 나오는 등 하루 40∼50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터라 관할 지자체의 임무가 더욱 막중한 상황이다.

[르포] 만발한 벚꽃에 뻥 뚫린 방역…지자체 단속은커녕 먼 산 구경
동래구 관계자는 "28일은 야간업소 단속으로 업무가 많아 점검하지 못했다"며 "방역 수칙 위반으로 들어온 신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 역시 "당일 단속을 나가지 않았고 신고가 들어오면 점검을 나가는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카페와 식당에 들어간 시민은 방역 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아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주말 온천천을 찾은 박모(36)씨는 "깜빡하고 QR 체크를 하지 않은 채 카페에 들어갔는데도 제지하지 않았다"며 "지자체도 관리하지 않으니 업주 역시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대화하느라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고 테이블도 가까이 붙어 있어 빨리 매장 밖을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30대 A씨는 "집 안에 있어 답답해하는 아이를 데리고 외출에 나서려고 했지만, 방역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고 포기했다"며 "구청에 민원을 넣으려다 참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카페, 식당 업주들이 오랜만에 대목을 맞았다지만 최소한의 방역지침은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50대 박모씨는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 방역수칙을 엄격히 지켜야 하는데 경각심이 떨어진 것 같다"며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엄중한 시기인 만큼 관할 지자체에서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르포] 만발한 벚꽃에 뻥 뚫린 방역…지자체 단속은커녕 먼 산 구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