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국 래퍼인 릴 나스 엑스는 MSCHF와 함께 사람의 피를 담아 만든 '사탄 운동화'(사진)를 666켤레 한정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 운동화는 MSCHF가 나이키의 에어맥스를 대량으로 구매해 맞춤 제작한 상품이다. 6명 정도의 MSCHF 팀원이 피를 기부했고, 혈액은 운동화 밑창에 밀봉돼 있다.
판매 수량을 666켤레로 한정한 것은 '666'이 기독교 문화에서 악마를 상징하는 숫자로 통하기 때문이다. 운동화 발매 가격을 1018달러로 책정한 것도 이유가 있다. '1018'은 성경책 누가복음 10장 18절의 가리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라는 구절이다. 이 문구는 신발 상자에도 적혀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인간의 피를 활용한 마케팅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었다.
미 뉴욕 연방법원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나이키가 소송 대상에서 릴 나스 엑스는 제외했다. 나이키 측은 고소장을 통해 "나이키의 승인과 허가 없이 상품이 생산됐다"며 "이 프로젝트는 나이키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MSCHF의 사탄 운동화 출시 이후 나이키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나이키가 이 상품을 승인했다는 잘못된 믿음이 퍼지는 등 시장에서 상당한 혼란이 야기됐고 상표 가치 희석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나이키는 법원에 MSCHF가 신발 주문 접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심원 재판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