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3개섬 주민들, 교통권 보장 요구…"백령도에 소형공항 건설해달라"
"3천t급 여객선 도입하라"…백령·대청·소청도 릴레이 시위
백령도와 대·소청도 등 서해 최북단 3개 섬 주민들이 3천t급 대형 여객선 도입과 백령도 소형공항 사업 승인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29일 서북3도 이동권리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백령도와 대·소청도 주민들은 이달부터 인천시청과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등지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섬 주민들에게 여객선은 생명선과 같다"며 "백령도와 대·소청도행 여객선이 자주 끊겨 주민들 삶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랜 시간 정부를 믿고 기다리면서 참아왔지만 3개 섬의 교통복지는 최악의 상태로 떨어졌고 섬 주민들의 이동권도 처참하게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백령도와 대·소청도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3천t급 이상 대형 여객선을 조기에 투입하고 백령공항 건설 사업을 기획재정부가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대형 여객선인 2천71t급 하모니플라워호가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를 오가고 있지만 2023년이면 선령이 25년이나 돼 운항을 중단한다.

인천시 옹진군은 하모니플라워호 대신 다른 대형 여객선을 운영할 선사를 찾고 있지만 3천t급 여객선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천t급 여객선은 2천t급에 비해 기름을 많이 먹는 데다 백령도 선착장 시설도 여객선 규모에 맞게 대대적으로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옹진군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새로 만든 2천t급 여객선을 2023년부터 인천∼백령도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1천700억여원이 들어가는 백령공항 건설 사업도 지난해 연말 열린 기재부 제4차 국가재정평가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돼 좌초된 상태다.

국가재정평가위원회는 다른 지역의 신규 공항 개발사업이 부진한데다 아직 백령도에서 소형공항을 운영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부결 사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백령공항이 건설되면 섬 주민들은 인천항에서 4시간 걸리는 여객선 대신 1시간 만에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50인승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다.

옹진군은 국가재정평가위원회의 지적 사항을 보완해 올해 기재부 심의 때 다시 백령공항 건설 사업을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서북3도 이동권리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3개 섬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릴레이 1인 시위는 무기한 계속한다"며 "다음 달에는 국회나 청와대 앞에서도 릴레이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