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벽지 '백신 접종 이상반응자' 소방헬기로 응급 이송

소방청, 감염병 확진·의심 중증 응급환자도 헬기 이송 허용

소방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 사업을 돕기 위해 도서·벽지에서 접종 이상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하면 소방 응급의료헬기를 동원해 이송해 주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소방청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7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이상 반응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응급의료 시설이 부족한 도서·벽지의 경우 이상 반응자가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곤란한 실정"이라고 헬기 이송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날 때 119로 신고하면 119상황실에서 구급차 및 헬기 출동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구급 상황 요원과 의료지도 의사를 통해 백신 이상 반응에 관한 의료상담이나 의료지도를 받을 수도 있다.

소방청은 또 적정한 안전조치가 취해진 경우 감염병이 의심되거나 확진 상태인 중증 응급환자를 소방 응급의료헬기로 이송할 수 있도록 중앙119구조본부와 시·도 소방본부에 대응체계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그동안 국내 응급의료헬기는 조종사 및 승무원 보호를 위해 감염병 환자에 대한 헬기이송을 제한해 왔으나, 응급환자의 헬기 이송을 제약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소방청은 그동안 음압용 들것(이송 장치) 11종에 대한 헬기 적응성을 실험하고, '중앙구조본부 및 시·도 소방헬기 조종사회의'를 개최해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등 헬기 이송을 준비해왔다.

소방청은 다만 조종사와 항공대원의 감염관리를 위해 조종석과 객실 사이에 차폐막 설치가 가능하고, 음압용 들것을 실을 수 있는 중형급 이상 소방헬기 11대에 한해 응급이송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조종사, 항공대원 및 구급대원은 감염 방지를 위해 이송 시 레벨 D급 의료장비와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소방청은 향후 소방헬기 운영 결과를 토대로 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에 적용되는 '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운영 매뉴얼'을 보완할 방침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소생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