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서 침 튀기며 소리 지르고 키스, 포옹
수영장, 식당 등 문 열고 '밤 문화'도 되찾아
빠르게 일상 회복하는 아이슬란드…비결은 '원칙에 충실'
유럽의 대부분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유행을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북유럽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일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국 BBC방송은 23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를 현지 취재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일상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있는 모습들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밤늦게까지 무리 지어 돌아다니고 노래방에서 침이 튀기는 것도 걱정하지 않은 채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며, 키스와 포옹도 자유롭게 한다.

수영장과 식당 등도 정상 영업하며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그토록 원하는 '밤 문화'를 되찾고 있다.

BBC는 이런 아이슬란드의 방역 성공이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코로나19 발병 소식이 들렸을 때 바로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를 수장으로 삼아 방역의 전권을 위임했고, 철저한 검사와 밀접 접촉자 추적, 격리 등을 실시했다.

아이슬란드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가운데 완치자와 사망자를 제외한 실질 환자는 57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29명으로, 인구 10만명당 약 8.5명으로 집계됐다.

아이슬란드의 코로나19 방역을 이끄는 소롤뷔르 그뷔드나손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역학조사, 격리, 봉쇄 등의 조치를 공격적으로 시행했다"고 말했다.

빠르게 일상 회복하는 아이슬란드…비결은 '원칙에 충실'
전염병 분야의 권위자로 준비된 방역 책임자로 평가받는 그는 밀접 접촉자 추적팀을 집요할 정도로 철저하게 가동했다면서 지역 발생 감염자가 없어진 뒤로는 공항에서부터 검역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작년 6월부터 모든 아이슬란드 입국자를 격리하고 의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한 것이다.

작년 3월부터 운영된 레이캬비크 도심의 격리 호텔에는 아이슬란드 병원 전체 환자들보다 더 많은 사람이 수용됐을 정도다.

격리 호텔 운영자인 길비 소르스테인손은 매번 갑갑한 개인보호장비(PPE)를 착용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업무에 전념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슬란드는 방역의 전권을 쥔 총책임자가 전염병 전문가이다 보니 코로나19 정책을 결정할 때도 항상 과학자들이 우선됐으며 정치인들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었다.

소르스테인손은 "(방역)수칙을 결정한 건 정치인들이 아니라 과학자들이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렇게 과학자들에 힘을 실어준 사람은 카트린 야콥스도티르(44) 아이슬란드 총리였다.

야콥스도티르 총리는 정치와 팬데믹(대유행)이 병행할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업무였다면서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전권을 주고 뒤로 물러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뒷전으로 물러난 것이 (코로나19 대응을) 쉽게 여긴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다시 정치를 논할 수 있게 되길 바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뷔드나손은 "지난 주말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21명 나왔다"면서 "국내 제한조치 강화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 아이슬란드리뷰가 전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보건부는 전날 해외입국자의 경우 미성년자더라도 의무적으로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제한조치를 강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