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민운동단체 '아바즈' 조사…하원에 제출된 탄핵 요구서 70건 넘어

코로나19에 대한 부실 대응으로 비판을 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국제 시민운동단체 '아바즈'(Avaaz)가 트위터에 오른 댓글을 분석한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바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하거나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던 보건장관 사임 등과 같은 중요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탄핵 요구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부실대응' 브라질 대통령 탄핵 촉구 여론 확산
정치권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주장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달 초까지 하원에 제출된 탄핵 요구서는 74건에 달한다.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탄핵 요구서가 가장 많았던 것은 좌파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68건) 때이지만, 이는 2011년 1월 취임 이래 2016년 8월 탄핵으로 물러날 때까지 집계다.

재임 기간을 고려하면 보우소나루에 대한 탄핵 요구가 역대 가장 많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현 하원의장은 탄핵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탄핵 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당장 탄핵 논의를 시작해도 의회의 본격적인 탄핵 절차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내년 말 치러지는 대선 때문에 탄핵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론도 아직은 탄핵 반대가 우세하다.

지난주에 나온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의회가 대통령 탄핵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찬성 46%, 반대 50%였다.

1월 조사와 비교하면 찬성은 42%에서 46%로 늘고, 반대는 53%에서 50%로 줄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찬성 의견이 45%에서 47%로 늘고, 반대 의견은 51%에서 50%로 줄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하고 물가 상승·소득 감소·실업자 증가 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면 탄핵 찬성 의견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분위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