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동의 1만9천900명…고령·기저질환 있어 2주 안 접종 계획 요양병원 "환자 상태 최우선 고려"…보호자 "부작용 걱정 커"
오수희 손형주 박성제 = 23일 부산에서도 65세 이상 요양병원 입원환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의 경우 일괄적으로 접종하기가 어려워 접종을 마치는 데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이번 백신 접종 대상은 요양병원 189곳 입원환자와 종사자 등 대상자 2만7천854명 중 접종에 동의한 1만9천900명(71.4%)이다.
요양병원 고령 환자와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접종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고령인데다 기저 질환이 있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이번 백신 접종은 일반인을 상대로 한 접종과 달리 환자별 접종 시기가 모두 제각각이다.
기저질환 때문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아닌 경우가 많고 약 복용 시기, 재활 치료 등 접종 전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역 요양병원들은 대체로 환자 건강 상태를 봐가며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접종 계획을 세웠다.
부산 연제구 한 요양병원은 "22일 백신을 수령해 보관 중이지만 2주 안에만 접종하면 되기 때문에 23일 당장 접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환자 상태를 봐가며 차례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동구 한 요양병원도 "65세 이상 환자 중 기저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온 분이 많아 환자 건강 상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환자별 접종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직원 접종 때보다 훨씬 더 긴장한 상태로 접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부산 북구 한 요양병원은 이날 오전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접종에 동의한 환자 132명을 상대로 3일간 접종할 예정인데,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아 병실에서 접종하고 의료인력이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요양병원 고령 환자에 대한 백신 접종에 보호자들은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노모가 백신을 맞는다는 50대 김모씨는 "백신 접종 여부를 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예방 효과가 고령층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는 언론 보도를 본 뒤 맞기로 했다"면서 "부작용에 따른 이상 반응이 없는지 며칠간 긴장 태세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부산진구 요양병원에 80대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이모(47·여)씨는 "요양병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권유하지 않아 망설이다가 순서가 됐을 때 접종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동의했다"면서 "보건당국은 백신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나 아버지가 고령에 지병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