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의 육아톡] 임신출산 육아대백과 대로 키워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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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육아톡] 임신출산 육아대백과 대로 키워지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Q.25810928.1.jpg)
아이를 처음 가졌을 때 첫 번째로 받았던 선물은 바로 ‘임신출산육아대백과’ 이다. 제목 그대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다. 아이를 배속에 품고 있을 때까지는 책의 모든 내용이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출산을 하면서 그마저도 조산을 했기에 거기서부터 나는 이 책의 매뉴얼과는 조금 안 맞는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고, 책에서 알려주는 육아 시발점과 내 아이의 시발점이 어긋났기에 결국 이 책은 실질적인 우리 아이의 발달과는 거리감이 생겼다. 고민이 되었다. 책이 보여주는 발달 속도와 아이가 보여주는 발달 속도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는 선택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추는 것. 빨리 태어났고, 작게 태어난 아이의 속도에 무조건 맞추었다. 빨리 하라고 다그치지 않았고, 왜 안되냐고 조급해하지 않았으며, 언제쯤이면 다른 아이들과 속도가 비슷해 질까 답답해하지도 않았다.
![[윤슬의 육아톡] 임신출산 육아대백과 대로 키워지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Q.25810929.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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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웬만하면 죄책감은 가지지 말자 나는 최선을 다하는 엄마다’ 라고 수십 번 수만 번을 다짐하고 또 다짐해도 이렇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도저히 이번 죄책감은 금방 회복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주변 찬스를 쓰는 것이 좋다. 저녁시간에 신랑에게 물었다. “내가 집에서 말을 많이 안 시켜서 아이가 말이 느린가 봐, 어디서 찾아봤는데 하루에 5~6시간을 아이에게 말을 시켜야 아이가 말이 느는데, 그런데 나는 생각해 보니까 하루에 한 시간 아니면 두 시간 정도 말을 하는 것 같아. 나 때문에 말이 느린 것 같아서 신경이 쓰여” “그걸 왜 여보 탓을 해? 우리 아이는 우리 아이의 속도대로 가고 있는 것뿐이야. 앞으로, 말하면서 살날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 빨리 하고 늦게 하고가 뭐 그렇게 중요해? 지금 말이 하기 싫은가 보지, 하고 싶을 때 하게 그냥 우리는 기다려주자”
여기에 내 모든 나쁜 것들이, 막힌 변기 뚫리듯이 싹 내려 갔다. 너무 통쾌했고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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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육아톡] 임신출산 육아대백과 대로 키워지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Q.25810930.1.jpg)
이것이 본질이다.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꾸 들추어내야 하고 자꾸 주입시켜야 한다. 그래야 나는 나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원하는 삶을 그려갈 수 있다. 결국 이것은 각자의 행복을 위한 일이자, 모두의 행복을 위하는 길이다.
나는 오늘도 아이의 시간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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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미 ‘윤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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