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 사는 A(64)씨는 최근 소방관이라며 집에 찾아온 남성에게 3만원을 주고 소화기를 샀다.
이 남성은 소화기를 살펴본 뒤 "너무 오래돼 안 바꾸면 벌금을 내야 하는데, 마침 가지고 온 소화기가 있으니 사라"고 권했다.
소화기를 구매한 A씨는 이 남성이 '수상하다'고 생각해 소방서에 문의했고, 뒤늦게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23일 순천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순천 지역 단독주택가에서 소방관을 사칭한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사기범은 주로 홀로 사는 노인 가정을 방문해 멀쩡하게 소화기가 있는데도 '안 바꾸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속여 시가 1만3천원짜리 소화기를 3만원에 강매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홀로 사는 노인들로 소방관이라는 말만 믿고 소화기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범은 폐쇄회로(CC)TV가 있는 아파트 단지보다는 단독주택을 찾아 범행을 저지르는가 하면 수거한 소화기를 되파는 경우도 있다.
순천소방서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보고 피해 사례를 모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하수철 순천소방서장은 "소방서는 취약 계층에 소화기를 무상으로 보급을 하고 있을 뿐, 소화기를 판매하지 않는다"며 "소방서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선량한 시민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는 악질적 범죄 행위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