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30)장에서 산업재의 신규수요 창출을 위한 제안영업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번 (31)장에서는 제안영업과 함께 고객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소비재는 일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판매를 하지만 산업재는 특정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를 한다. 따라서 B to B 형태의 산업재일수록 보다 정교한 마케팅과 고객관계가 필요하다. 특히, 산업재는 오랜 교섭 끝에 구매가 이루어지고 판매 후에도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상호 의존관계가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제안영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시장세분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건설, 물류, 공공기관, 제조 등의 고객 소속산업 분류와 공장규모, 고객위치, 인원수, 구매조직의 구조, 산업내 경쟁력 등 고객의 조직적 특성, 그리고 은행, 학교, 주민, 상가 등의 최종 소비자(End User) 시장, 또 교량, 도로, 항만, 아파트 등의 제품 응용 영역 등으로 나누어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신규 구매인지, 단순 재구매인지, 아니면 수정 재구매인지도 함께 고려해서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 시장세분화 분석에 따라 각 시장별 수익성을 따져보고 어느 시장에 진입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목표시장이 정해지면 회사나 상품을 경쟁자와 차별화해서 고객에게 인식시킬 수 있도록 방문영업이나 매체활용, 전시회 등의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한다.

한편, 산업재 구매는 구매부서의 담당자 한사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고 집단 의사결정을 한다. 구매담당자 외에도 공장 엔지니어, 공장장, 재무관리자, 경영진 등의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구매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어떤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또한 구매자는 많은 경험과 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사 상품에 대한 기술적인 특징과 경쟁제품 대비 상대적인 장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산업재 구매의사 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조직의 성향이나 조직의 규모, 또 구매담당자 개인적인 동기나 역할이다. 특히, 학연이나 지연, 친분관계, 개인적인 야심, 위험회피 성향 등이 구매의사 결정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학연, 지연 같은 개인적인 동기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산업재 영업에서는 상품을 팔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앞서 구매 관계자에 대한 인적 정보 파악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즉, 학교를 어디 나왔고, 고향은 어디고, 취미는 무엇인지 등을 꼼꼼히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구매자에 대한 이런 정보에 따라서 접근하는 방법을 달리해서 상대방과의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31) B to B 성과는 제안영업과 함께 고객관계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