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중 첫 미국 주지사 부인…애틀랜타 사건 후 남편과 애로 청취
미국 메릴랜드주의 퍼스트레이디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는 2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를 멈추라며 아시아계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호건 여사는 이날 남편 래리 호건 주지사와 하워드 카운티의 '한국로'(Korean Way)를 찾아 식당, 미용품점 등 주변 상가를 둘러보고 아시아계의 애로를 청취했다.

한국로는 호건 여사가 주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행사는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한인 4명을 포함해 6명의 아시아계 여성 등 모두 8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후 아시아계의 어려움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호건 여사는 한국계 중 처음으로 주지사 부인에 오른 인물로, 메릴랜드주의 첫 아시아계 퍼스트레이디이자 한국계 딸 셋을 둔 이민 1세대이기도 하다.

그는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은 아메리칸드림을 추구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공동체에 봉사하며 경제에 기여했다고 한 뒤 "우리의 이야기가 미국인의 이야기이고, 미국인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왜 두려워해야 하느냐"며 "이 나라의 자랑스러운 시민으로서 우리는 어느 것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이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호건 여사는 "우리 모두 미국인이고 이민자임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이곳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다른 모든 사람처럼 우리의 삶을 만들어내는 곳이기 때문에 누구도 어딘가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어선 안 된다.

이곳이 우리의 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오를 멈춰라. 증오는 이곳에 살 집이 없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며 "이 나라가 왜 전 세계 부러움의 대상인지 기억해 달라. 이는 다양성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호건 여사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우리의 문화가 아니다.

특히 이민 1세대는 항상 일하기 때문에 그렇다"며 "그러나 지금은 목소리를 높일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위'라는 별칭이 붙은 호건 주지사는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과 차별 증가에 대응해 주 경찰에 순찰을 늘릴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의회가 증오범죄 보고를 개선하고 확대하기 위한 법안을 처리하고, 연방과 주 검찰이 증오범죄 혐의를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나의 진정한 바람은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지도자가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과 증오, 폭력의 도전에 맞설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