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으로 나선 옥택연은 본인에게 다소 무거운 옷이 아닐까 하는 염려도 있었지만, 작품이 전반적으로 코미디 톤을 잃지 않는 덕분에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항나, 최덕문, 리우진, 김형묵, 양경원 등 금가프라자 사람들 역시 박재범 작가의 구상 아래 하나하나 결이 살아있다.
좌충우돌하다가도 위기 앞에서는 각자 쌓은 내공을 드러내며 결집하는 모습이 그 자체로 재밌기도 하지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렇듯 캐릭터 하나하나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데는 역시 박재범 작가의 공이 크다.
'열혈사제'에서 코미디와 액션 장르에 '정의'라는 메시지를 녹여내며 호평받은 박 작가는 이번에 좀 더 진화한 블랙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다.
너무 진한 장르극은 피곤한 시국에 정극과 코미디를 쉴새 없이 오가는 '빈센조'의 톤은 적당하다.
검찰 조직이 모두 썩은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는 검사에게 "반은 썩고 반은 먹을 만한 사과를 우리는 썩은 사과라고 한다.
썩은 사과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먹으면 되지만, 조직은 그럴 수 없으니 더 최악"이라고 받아치는 대사는 박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다가도 잊을 만하면 빈센조의 방에 침투하는 비둘기 등 소소한 웃음 포인트로 탁월한 완급 조절을 보여주는 박 작가다.
'돈꽃', '왕이 된 남자' 등 선 굵고 진지한 작품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희원 PD와의 호흡도 어색하지는 않다.
다만 초반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는 부분이 썩 매끄럽지 못한 지점이 일부 보여 아쉬움은 있다.
'빈센조' 시청률은 지난 21일 10회에서 11%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에 접어들었다.
KBS 2TV 월화극 '달이 뜨는 강'은 주연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배우 교체 사태를 겪었음에도 9%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작품 자체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CPI 지수 220.3으로 9위에 자리 잡았다.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 '달이 뜨는 강'은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는 최근 드라마 트렌드와 맞아떨어지기도 하고, 김소현의 이미지 변신에도 눈길이 간다.
또 지수를 대신해 투입된 나인우는 단기간 준비 과정을 거쳤을 텐데도 전작 '철인왕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온달 역할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위는 시즌2 끝을 향해 달려가는 SBS TV 금토극 '펜트하우스2'가 차지했다.
☞ CPI 지수 =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 29개 채널 프라임 시간대 방송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청자 행동을 파악하는 지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가치정보분석시스템(RACOI)을 통해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시청자 데이터(동영상 조회수, 게시글수, 댓글수)를 수집해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