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암살 보고서 발표 이후 사우디 고위 관리가 위협 발언" 주장
카슈끄지 암살 조사 유엔 보고관 "사우디로부터 살해 위협받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사건을 조사한 유엔 특별보고관이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보고관은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1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사우디 당국자 회담 직후 사우디 측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회담 당시 사우디 고위 관리가 "유엔에서 (칼라마르) 보고관을 통제하지 않으면 우리가 처리(taken care of)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유엔 관리에게 했다는 것이다.

사우디 관리의 이 '위협 발언'은 칼라마르 보고관에게도 전달됐다.

당시 사우디 관리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였냐는 질문에 칼라마르 보고관은 "살해 위협으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위협은 유엔이 카슈끄지 사건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할 때 나왔으며, 회의에 참석한 유엔 직원은 사우디 측에 이런 발언은 부적절하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2019년 6월 보고서를 내고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포함한 고위 관리들이 사적으로 개입한 것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뢰할만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카슈끄지는 의도적, 계획적으로 처형됐으며, 그의 죽음은 초법적 사형이고 사우디는 국제 인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보고관 신변 위협과 관련해 사우디 정부, 영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카슈끄지는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을 비판하는 칼럼을 미국 언론에 기고했다.

그러던 중 카슈끄지는 결혼 서류 문제로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고, 이곳에서 사우디 요원들에게 살해됐다.

그의 시신은 훼손돼 버려졌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