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걷기인문학] 잘 걷기 위하여 책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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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걸을까, 책으로
책으로 보면 명저 중에는 인생론, 철학 책이 많다. 하지만 그 심오한 뜻이 담겨 어떻게 살아야 진정 사람답게 사는 가를 보여주는 그런 책을 읽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기사 인생론, 철학 책을 읽지 않아도 인생을 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기계발을 안 읽어도 사교력이 뛰어나고 처세를 잘 할 수있다. 그래서 잘난 척 좀 하고 싶어하는 사람 중에 자기는 ‘자기계발론’책을 싫어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돌아보고, 인생을 깊이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인생론, 철학 책을 읽는다.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고, 자기가 살아가는 방법이 옳은지 끊임없이 개선하면서 더 좋게 살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 계발에 관한 책을 읽는다.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걷기에 관한 책을 읽지 않아도 사람은 걸을 수 있다. 사람에게 걷기란 숨쉬는 것만큼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다. 굳이 산다는 생각하지 않아도 살 수 있듯이, 걷는다는 생각하지 않아도 걸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에 관한 책을 읽으면 더 즐겁고, 더 많고 깊은 의미를 음미할 수 있고, 더 효과적으로 걸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사람들에게 걷기에 관한 책도 몇 권정도는 읽어 보기를 권한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걷기에 관하여 충분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분들임이 틀림없다. 이 책의 독자들은 정말 훌륭한 독서가이자 걷는 분들이시다.
걷기에 관한 책은 별로 없다. 너무 당연하게 항상 하는 행위라 아마 사람들이 연구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숨쉬기에 관한 책은 더 없다. 숨쉬기 책은 명상이나 단전호흡같은 행위의 부수적인 주제로는 쓰여졌지만, 숨쉬기 그 자체의 책은 없는 듯하다. 부족하지만 내가 읽은 책중에서 걷기에 관한 책을 분류하라면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걷기에 관한 지적 유희, 건강을 위한 걷기, 즐기기 위한 걷기이다. 나의 느낌과 출판사의 책 소개를 곁들여 소개한다.
걷기에 관한 지적 유희
걷는 것이 단지 육체적 활동만이 아니고 지적 쾌락의 중요한 수단임을 설파하는 책들이다. 주로 철학적, 인문학적, 역사학적 걷기이다.
‘걷기 인문학 ’은 2003년 ‘걷기의 역사’로 출간되었고, 2017년 ‘걷기의 인문학’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레베카 솔닛이 지었다. 여전히 잘 팔리는 인문학 책이다. ‘걷기’라는 가장 보편적인 행위의 철학적이고 창조적이며 혁명적인 가능성을 탐색하는 책이다. 솔닛은 역사, 철학, 정치, 문학, 예술비평 등 인문학의 전통적인 방법론을 유려하게 엮어내는 동시에, 개인적 경험까지 녹여냄으로써 그 탐색의 여정을 인문학적 에세이 풀어 나간다. 걷기에 관한 책을 거의 처음 읽었던 책으로 걷기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가능함을 깨우쳐 준 책이다. 레베카는 걷기와 생각하기, 걷기와 문화에 대한 관련 고리를 찾아냈고, 그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서 본인의 경험과 아우르면서 읽는 맛나게 읽혀지게 썼다.
‘걷기 예찬’과 ‘느리게 걷는 즐거움’, 이 두 권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사회학과 교수 다비드 드 르브통이 썼다. 2002년에 출간된 《걷기예찬》은 지금까지도 걷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14년 그 후속작으로 ‘느리게 걷는 즐거움’이 나왔다. 《걷기예찬》에서 저자는‘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않는’현대인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차를 타고 집으로 가서는 또 텔레비전 앞에 앉는데, 이렇듯 ‘두 다리를 잃어버린’사람들에게 저자는 가장 근본으로 돌아가는 행위인 ‘걷기’에 대해 열정적으로 예찬한다. 그리고 그 후 10년, 사람들은 이제 일부러 걷는다.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갈수록 번잡해지는 세상과 잠시간의 단절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만의 길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느리게 걷는 즐거움》은 걷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지금,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걷는 즐거움에 대해 일깨워주는 책이다.
건강을 위한 걷기
걷기는 가장 기본적인 육체적인 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노동 수단으로서 ‘잘 걷기’에 관한 책은 없다. 아마도 사람들이 걷는 첫 번째 이유는 ‘건강’때문일 것이다. 걷기 책도 건강을 위한 걷기 책이 가장 많아 보인다. 걷기는 양의학, 한의학을 불문하고 건강의 만병통치약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맨발 걷기의 기적’는 KB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었던 박동창이 쓴 책이다. 내가 처음 맨발 신발 판매를 시작할 때 ‘맨발로 걷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읽은 후에 만난 적이 있다. 그 때도 맨발걷기에 대한 의욕이 대단했었는데, 10년이 지난 2016년부터 서울 강남의 대모산에서 ‘무료 숲길 맨발걷기로의 초대’ 프로그램인 「맨발걷기 숲길 힐링스쿨」을 개설하여 시민들과 함께 숲길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일반인들을 초대하여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2~3시간씩 직접 맨발걷기를 가르치고 함께 맨발로 걷는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맨발걷기의 경이로운 치유와 힐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책에서 특이하게 소개하는 내용은 ‘어싱(Earthing)’이다. 맨발로 땅에 접촉하면서 몸에서 나쁜 전기를 빼내어야 한다고 한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 분이 주관하는 걷기 힐링스쿨에 참여해보는 것도 권한다.
‘왜 걸어야 하는가?’의 저자는 전문 의사나 스포츠 과학자가 아니다. 판사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걷기를 택했다. 비전문가이지만 꽤 다양하게 깊이 있고 과학적으로 걷기의 이로움에 관해서 썼다. 단순한 호사가 이상의 깊이가 있다.
즐기기 위한 걷기
‘동네걷기 동네계획’는 걷기 전문 책이라기 보다는 ‘도시계획’ 책이다.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인 박소현이 주도해서 3명이 함께 쓴 책이다. 저자들은 30대, 40대 전업주부들의 보행행태와 동선을 GPS로 추적해 우리가 막연하게 비판해오던 도시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견해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동네 설계로 연계하고자 했다. 동네의 보행 환경과 아주 밀접하게 반응하는 5가지 측면(물건 사기, 학교 가기, 마을버스, 오픈스페이스, 돌아가기)을 중심으로, 좋은 동네와 걷기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다. 동네에서 사람들은 어디로 얼마나, 왜 걸을까? 오래된 동네와 새 동네, 어느 쪽이 더 많이 걸을까? 걷기 좋은 동네와 걸어서 좋은 동네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더 먼 길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0년 동안 학생들과 현장을 누비며 우리 동네를 고민해온 저자는 이 같은 물음들에 대해 탄탄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친절하게 답해주고 있다. 무심코 지나가는 동네 풍경이 실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와 자주 가는 이유에 대한 이유등을 흥미롭게 설명했다. 우리 동네를 다시 보게 된다.
‘걷기 여행’에 관한 책들은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여행은 인생을 즐기는 수단이면서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 여행을 과거에는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휙~하고 가서, 찰칵 찰칵 증명사진을 후다닥 찍고, 다시 자동차로 쌩하고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그 곳에 가서 오랜 시간 경험하고, 오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그래서 걷는 여행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걸을 만한 곳도 많이 만들었다. 없던 길을 만들기도 하고, 있던 길에 역사적, 지리적 의미를 부여해서 새롭게 길 이름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 도도로키 히로시의 ‘삼남대로 답사기’와 ‘영남대로 답사기’가 흥미롭다. 외국인이 본 한국의 길, 한국의 인정 그리고 역사가 깊게 스며있다.
이 밖에도 이미 소개한 책도 있다. 내가 읽었던 걷기 책 중에서 권할 만한 책의 목록을 소개해본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책으로 보면 명저 중에는 인생론, 철학 책이 많다. 하지만 그 심오한 뜻이 담겨 어떻게 살아야 진정 사람답게 사는 가를 보여주는 그런 책을 읽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기사 인생론, 철학 책을 읽지 않아도 인생을 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기계발을 안 읽어도 사교력이 뛰어나고 처세를 잘 할 수있다. 그래서 잘난 척 좀 하고 싶어하는 사람 중에 자기는 ‘자기계발론’책을 싫어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돌아보고, 인생을 깊이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인생론, 철학 책을 읽는다.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고, 자기가 살아가는 방법이 옳은지 끊임없이 개선하면서 더 좋게 살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 계발에 관한 책을 읽는다.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걷기에 관한 책을 읽지 않아도 사람은 걸을 수 있다. 사람에게 걷기란 숨쉬는 것만큼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다. 굳이 산다는 생각하지 않아도 살 수 있듯이, 걷는다는 생각하지 않아도 걸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에 관한 책을 읽으면 더 즐겁고, 더 많고 깊은 의미를 음미할 수 있고, 더 효과적으로 걸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사람들에게 걷기에 관한 책도 몇 권정도는 읽어 보기를 권한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걷기에 관하여 충분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분들임이 틀림없다. 이 책의 독자들은 정말 훌륭한 독서가이자 걷는 분들이시다.
걷기에 관한 책은 별로 없다. 너무 당연하게 항상 하는 행위라 아마 사람들이 연구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숨쉬기에 관한 책은 더 없다. 숨쉬기 책은 명상이나 단전호흡같은 행위의 부수적인 주제로는 쓰여졌지만, 숨쉬기 그 자체의 책은 없는 듯하다. 부족하지만 내가 읽은 책중에서 걷기에 관한 책을 분류하라면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걷기에 관한 지적 유희, 건강을 위한 걷기, 즐기기 위한 걷기이다. 나의 느낌과 출판사의 책 소개를 곁들여 소개한다.
걷기에 관한 지적 유희
걷는 것이 단지 육체적 활동만이 아니고 지적 쾌락의 중요한 수단임을 설파하는 책들이다. 주로 철학적, 인문학적, 역사학적 걷기이다.
‘걷기 인문학 ’은 2003년 ‘걷기의 역사’로 출간되었고, 2017년 ‘걷기의 인문학’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레베카 솔닛이 지었다. 여전히 잘 팔리는 인문학 책이다. ‘걷기’라는 가장 보편적인 행위의 철학적이고 창조적이며 혁명적인 가능성을 탐색하는 책이다. 솔닛은 역사, 철학, 정치, 문학, 예술비평 등 인문학의 전통적인 방법론을 유려하게 엮어내는 동시에, 개인적 경험까지 녹여냄으로써 그 탐색의 여정을 인문학적 에세이 풀어 나간다. 걷기에 관한 책을 거의 처음 읽었던 책으로 걷기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가능함을 깨우쳐 준 책이다. 레베카는 걷기와 생각하기, 걷기와 문화에 대한 관련 고리를 찾아냈고, 그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서 본인의 경험과 아우르면서 읽는 맛나게 읽혀지게 썼다.
‘걷기 예찬’과 ‘느리게 걷는 즐거움’, 이 두 권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사회학과 교수 다비드 드 르브통이 썼다. 2002년에 출간된 《걷기예찬》은 지금까지도 걷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14년 그 후속작으로 ‘느리게 걷는 즐거움’이 나왔다. 《걷기예찬》에서 저자는‘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않는’현대인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차를 타고 집으로 가서는 또 텔레비전 앞에 앉는데, 이렇듯 ‘두 다리를 잃어버린’사람들에게 저자는 가장 근본으로 돌아가는 행위인 ‘걷기’에 대해 열정적으로 예찬한다. 그리고 그 후 10년, 사람들은 이제 일부러 걷는다.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갈수록 번잡해지는 세상과 잠시간의 단절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만의 길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느리게 걷는 즐거움》은 걷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지금,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걷는 즐거움에 대해 일깨워주는 책이다.
건강을 위한 걷기
걷기는 가장 기본적인 육체적인 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노동 수단으로서 ‘잘 걷기’에 관한 책은 없다. 아마도 사람들이 걷는 첫 번째 이유는 ‘건강’때문일 것이다. 걷기 책도 건강을 위한 걷기 책이 가장 많아 보인다. 걷기는 양의학, 한의학을 불문하고 건강의 만병통치약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맨발 걷기의 기적’는 KB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었던 박동창이 쓴 책이다. 내가 처음 맨발 신발 판매를 시작할 때 ‘맨발로 걷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읽은 후에 만난 적이 있다. 그 때도 맨발걷기에 대한 의욕이 대단했었는데, 10년이 지난 2016년부터 서울 강남의 대모산에서 ‘무료 숲길 맨발걷기로의 초대’ 프로그램인 「맨발걷기 숲길 힐링스쿨」을 개설하여 시민들과 함께 숲길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일반인들을 초대하여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2~3시간씩 직접 맨발걷기를 가르치고 함께 맨발로 걷는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맨발걷기의 경이로운 치유와 힐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책에서 특이하게 소개하는 내용은 ‘어싱(Earthing)’이다. 맨발로 땅에 접촉하면서 몸에서 나쁜 전기를 빼내어야 한다고 한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 분이 주관하는 걷기 힐링스쿨에 참여해보는 것도 권한다.
‘왜 걸어야 하는가?’의 저자는 전문 의사나 스포츠 과학자가 아니다. 판사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걷기를 택했다. 비전문가이지만 꽤 다양하게 깊이 있고 과학적으로 걷기의 이로움에 관해서 썼다. 단순한 호사가 이상의 깊이가 있다.
즐기기 위한 걷기
‘동네걷기 동네계획’는 걷기 전문 책이라기 보다는 ‘도시계획’ 책이다.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인 박소현이 주도해서 3명이 함께 쓴 책이다. 저자들은 30대, 40대 전업주부들의 보행행태와 동선을 GPS로 추적해 우리가 막연하게 비판해오던 도시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견해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동네 설계로 연계하고자 했다. 동네의 보행 환경과 아주 밀접하게 반응하는 5가지 측면(물건 사기, 학교 가기, 마을버스, 오픈스페이스, 돌아가기)을 중심으로, 좋은 동네와 걷기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다. 동네에서 사람들은 어디로 얼마나, 왜 걸을까? 오래된 동네와 새 동네, 어느 쪽이 더 많이 걸을까? 걷기 좋은 동네와 걸어서 좋은 동네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더 먼 길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0년 동안 학생들과 현장을 누비며 우리 동네를 고민해온 저자는 이 같은 물음들에 대해 탄탄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친절하게 답해주고 있다. 무심코 지나가는 동네 풍경이 실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와 자주 가는 이유에 대한 이유등을 흥미롭게 설명했다. 우리 동네를 다시 보게 된다.
‘걷기 여행’에 관한 책들은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여행은 인생을 즐기는 수단이면서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 여행을 과거에는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휙~하고 가서, 찰칵 찰칵 증명사진을 후다닥 찍고, 다시 자동차로 쌩하고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그 곳에 가서 오랜 시간 경험하고, 오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그래서 걷는 여행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걸을 만한 곳도 많이 만들었다. 없던 길을 만들기도 하고, 있던 길에 역사적, 지리적 의미를 부여해서 새롭게 길 이름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 도도로키 히로시의 ‘삼남대로 답사기’와 ‘영남대로 답사기’가 흥미롭다. 외국인이 본 한국의 길, 한국의 인정 그리고 역사가 깊게 스며있다.
이 밖에도 이미 소개한 책도 있다. 내가 읽었던 걷기 책 중에서 권할 만한 책의 목록을 소개해본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