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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10년 4월 1일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고용’과 ‘금융 안정’을 한은이 추구해야 할 새 목표로 제시했다. 물가 안정에만 매달리고 있는 한은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모델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1일 취임사에서 “경제정책이란 한마디로 고용과 물가의 두 개 축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은 설립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데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면서도 “고용이 늘지 않는 경제는 지속되기 어려운 법”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이 고용 등 경제성장과 관련한 문제에도 적극 관여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한 것이다.



한국은행법 1조는 한은의 목적을 ‘물가 안정’으로만 명시해 놓고 있다. 반면 FRB는 설립 목적에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고용 · 성장률 제고를 통한 국민경제 발전’이 포함돼 있다.



김 총재가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은 종국적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역설한 대목은 FRB의 목적 가운데 ‘국민경제 발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책 제목 : 금융아마겟돈

저자 : 마이클 팬츠너



미국인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강박적으로 소비지출을 늘리고 돈을 빌리는 동안에 다른 나라들은 왜 그랬는 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미국인들이 그렇게 할 수있도록 기꺼이 돈을 대주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의 상실은 결코 미국이 원하는 것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미국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 심화되어 연준과 워싱턴의 정책 담당자들이 정부가 짊어진 엄청난 규모의 빚, 금융시스템의 위기, 파괴적인 경제불황에 짓눌린 미국의 현실에 결국 굴복하게 된다면 그 때 그들로서는 짐바브웨의 길을 선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수가 없을 것이다.

……..

시간이 더 흐르면 미국에서 개인들은 소비지출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기업들은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점점 더 강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연준이 훨씬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비전통적인 방법’이라는 에두르는 표현으로 불리는 것을 동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비전통적인 방법이란 유통될 수 있는 무엇이든 다 ‘통화화’하는 조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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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그린스펀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면 지금의 경제위기가 올 수 있었을까? 어느 나라든지 중앙은행의 가장 큰 임무는 ‘통화가 지나치게 많이 풀려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린스펀은 그 본연의 임무이상으로 미국 경제를 신경썼다. 그는 경기 후퇴를 두려워해서 너무 오랜 기간동안 너무 낮은 금리를 설정했고, 화폐를 찍어내서 그의 재임기간동안 미국의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는 연달아 버블이 형성되었다.



정말로?

김중수 한은 총재가 통화문제 이외에 고용.성장과 같은 실물경제에 대하여도 영향력을 끼쳤을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다면 누구의 책임일까? 대통령 아니면 한국은행 총재?



대답은 대통령이지 한국은행 총재가 아니다. 지금 미국의 달러가 전 세계에 수조달러가 풀려나갔고, 그 넘쳐나는 돈으로 대미 수출국들은 다시 미국에 돈을 대주면서 소비할 수있게 하였다. 만일 지금의 통화체제가 금본위제처럼 실물본위체제였다면 이렇게 엄청난 돈이 풀려날 수없었지만, 그린스펀 재임기간동안 그는 달러는 거의 무한정 세계 경제에 공급하였다. 그는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라 불렸고, 1987년부터 2006년간 FRB위원장을 하였다. 그 사이에 대통령은 선거를 치르면서 여러 명이 낙선하였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구호로 부시의 경제 실패를 비난하면서 클린턴이 당선되기도 하였다.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서 책임을 지는 데, 그린스펀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켰다. 왜냐하면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중앙은행이 정말로 인플레이션에 대항하기 위하여 경제를 후퇴시키면서 금리를 올리고, 통화량을 줄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중앙은행의 실패가 너무나 잦았기에 프리드먼은 미국연방준비위원회를 아예 로봇으로 갈아치우길 원했다. 그 것은 경제상황에 관계없이 통화량이 일정할 증가율을 유지하게끔 정기적으로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로봇이다. 통화증가율이 3%든 4%든 일단 일정하게 유지될 경우, 연준의 변덕에 의한 실책은 적어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린스펀은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버냉키는 경기 후퇴를 막기 위하여 계속하여 무한정으로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 프리드먼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지금 세계는 책임지지 않는 경제대통령체제인 미국의 FRB가 제공한 지나친 통화공급 때문에 발생한 버블이 터지면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은총재도 FRB처럼 해보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정히 그렇게 하고 싶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중앙은행도 그 나라의 경제라는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항상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는 것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적정량의 통화공급량 조절에 신경을 쓰라는 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