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62009.07.30 독단적인 리더가 성공한다 by 박영실
*위의 이미지는 Alessandro DD 작품입니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럼 이것부터 챙겨라! 조직의 CEO가 교육생인 최고경영자과정에서 강의를 할 때는 강의 콘텐츠에서 How 보다 Why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왜냐하면, CEO정도 되면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도가 터있는 달인들일뿐더러 그들은 명분이 분명해지면 달성하고자 하는 열정지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감성서비스리더십이나 이미지리더십강의를 할 때 CEO들에게 이 주제가 승리하는 조직과 개인을 위해 왜 중요한지를 강조해야 하는데, 이때 미국 컬럼비아 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서 한 연구로 응답자의 93%가 매너가 성공의 제1요소로 인정한 결과는 필자의 강의에 힘을 실어주었다. 나쁜 CEO가 성공한다 그런데 2012년 학술지 ‘금융저널(Journal of Finance)’에 따르면 어떤 기업에서나, 어느 상황에서나 강하고 전투적이며 독단적인 CEO가 성공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스티븐 캐플런 미국 시카고대 교수 등은 성공하는 CEO가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경영진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ghSMART’라는 회사에서 300명가량의 CEO에 대한 평가 자료를 구했다. 이어 연구팀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은 CEO들의 자질 평가 내용을 분석 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LBO 기업의 경우 공격적이고 추진력 있는 CEO가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벤처캐피털 기업은 상호 관계를 중요시하는 CEO가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이 두 가지 결과를 종합하면 부드럽고 온화하며 남의 말을 잘 듣는 CEO보다 강하고 전투적이며 독단적인 나쁜 CEO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도 배려있는 매너가 성공의 사다리 결국 독단적이고 독선적이라고 평가 받는 스티브 잡스 같은 CEO가 성공한 이유가 이 때문일까? CEO의 상대를 배려하는 인간적인 ‘매너’가 성공에 가장 중요한 1요소라고 여겨진컬럼비아대 MBA과정 연구는 이제 과거의 고리타분한 역사로 전락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필자가 아직도 성공의 사다리로 배려있는 매너의 중요성을 믿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 이유다. 첫 번째, 위의 연구결과에서 언급한 나쁜 CEO 는 사실은 실제 나쁜 것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CEO가 공격적이고 추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지원이 없이는 장기적으로는 결코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단기적으로는 성공으로 볼 수 있어도 장기적인 성공은 절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CEO들의 추진력이란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에 대한 확신에서 나오는 것으로 조직원들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 CEO들이 조직원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추진력 있게 공격적인 업무스타일을 갖고 있는 CEO가 성공했다면, 그것은 자신의 신념을 조직원들에게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소통능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스티브 잡스가 바로 그런 CEO의 전형적인 모델이 아니었을까?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바로 재능, 노력, 타이밍 그리고 바로 이것! 필자의 이러한 생각에 힘을 실어주는 책을 최근 서점에서 만나게 되어 기뻤다. 말더듬이 신참 변호사가 어떻게 재판에서 청산유수 베테랑 변호사를 이겼는지, 또 베풂을 좌우명으로 삶고 사는 사람이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을 제시한 ‘Give and Take’라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탁월한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타고난 재능과 피나는 노력, 그리고 결정적인 타이밍이 그것이다. 세계 3대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에서 역대 최연소 종신교수에 임명된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이 책에서 대단히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하는 성공의 네 번째 요소를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테이커, taker)이나 받는 만큼 주는 사람(대처, matcher)보다 ‘자신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기버, giver)’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데, 필자는 읽는 내내 마음으로 박수를 쳤다. 행복바이러스의 뿌리는 배려있는 CEO 나쁜 여자, 나쁜 남자가 대세인 요즘 나쁜 CEO가 성공한다는 명제가 사실이라면 슬프기 짝이 없다. 나쁜 여자와 남자에서 ‘나쁜’의 의미는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애교 섞인 의미가 있지만, ‘나쁜 CEO’에서는 그런 가벼운 의미로 해석이 어렵기 때문이다.배려 있는 CEO 즉, ‘바쁜 와중에도 누군가를 돕고, 지식과 정보를 기꺼이 공유하며, 조직원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는’ 사람, 즉 기버(giver)가 성공 사다리의 맨 꼭대기를 차지한다는 명제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래야 성공을 위해서라도 배려하려는 CEO가 늘어나고, 아울러 위로부터 실천하는 배려문화가 숨 쉬는 조직이라면 행복바이러스 또한 자연스럽게 전염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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