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돋보이는 명품 100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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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쇼핑을 거의 하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코끼리 밥솥부터 각종 가전제품이 인기 있었지만 이제는 품질에서 국산제품과 차이가 없다.
그나마 자석파스나 양파 소화제는 인기가 많은 편이며 대부분 들러가는 곳이 있다면 “100엔샾”일 것이다.
며칠 전 방송에 등장한 다이소 사장은 정장에 보라색 다이소배낭을 메고 등장한 모습이 몹시 소박한 모양새다. 주머니에서 토마토케첩을 꺼내 MC얼굴에 뿌려 깜짝 놀랐으나 알고 보니 진짜 케첩이 아닌 파티용품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장면이 개그맨보다 웃겼지만 그의 창업 동기나 배경은 더욱 독특했다.
야노 히로타케(矢野 博丈) 다이소 사장은 1943년생으로 히로시마 출신이다.
결혼을 계기로 처갓집 방어양식사업 중 도산해 도쿄로 야반도주, 백과사전 영업 등 9번의 전직을 거쳐 1972년 트럭에 잡화를 싣고 이동 판매하는 ‘야노상점’ 창업했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회사의 재고제품이나 도산한 기업의 상품을 싸게 사들여 저가로 판매하는 비즈니스다.
어느 날 상품보관 창고가 불이 나는 바람에 겨우 건진 물건들을 노점에서 판매하게 되는데 바쁜 것과 귀찮은 것이 겹쳐 모두 100엔에 팔게 된 것이 지금의 100엔샵 “다이소”의 탄생 계기로 국내 3000점포, 해외 1500개, 2016년 3월 기준 매출 3950억 엔의 규모로 성장했다.
야노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매사 부정적이다. 자신을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다이소는 싸구려제품만 취급하므로 곧 망한다고 확신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과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계획이나 전략을 세우지 않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돌이켜보면 너무 비관적이라 무의식적으로 위험을 회피해온 것이 오늘날의 “다이소”를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지난 주말 찾은 긴시초역 ‘다이소’는 1000평 규모로 도쿄에서 가장 넓은 매장이다.
이 매장의 특징은 일본을 모티브로 만든 컨셉매장「わ菜和なKURASHI(와나와나쿠라시)1호 점이 오픈한 곳이다. 젓가락과 스카프 등 생활잡화용품을 일본스런 디자인으로 제작해서 판매하는데 “특별한 가격 표시가 없는 것은 모두 100엔입니다.”라는 문구를 강조해놨다.
누가 봐도 100엔으로 믿기지 않는 제품들로 구성돼 있었다.
혹시 도쿄 여행을 간다면 부담 없는 쇼핑과 간단한 선물 구매에 100엔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100엔짜리 동전으로 사는 저렴한 제품에 멋진 디자인이 만나 고객에게 1000엔 이상의 가치를 안겨주는 느낌으로 “다이소”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RJ통신/kimjeonguk.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