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비즈니스매너 전문가인 내가 최근 가장 즐겨보는 프로는 ‘비정상회담’이다.

웃으면서 다양한 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알게되는 재미가 쏠쏠하기때문이다.

이번에 현대건설사보에 기고한 글로벌비즈니스매너는 태국편이다.



태국으로 계약관련해서 출장 온 현대리. 비즈니스미팅 전에 방문한 불교사원에서 불상을 이리저리 만져가며 사진찍기에 바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떤 아이가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으니 그 아이 부모가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왜 그런지 물어볼 겨를이 없다. 비즈니스미팅에 늦었기 때문이다. 기다리던 태국 현지 비즈니스파트너가 기도하는 자세와 같이 양 손바닥을 합창한 자세로 목례를 한다. 그 인사가 어색한 현대리가 악수로 대신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중요한 문서를 왼손으로 건네자 파트너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다. 현대리가 정한 이 식당음식이 마음에 안 들어서일까?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차를 마시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계산을 한 후 받은 잔돈을 받아서 나가는데 파트너가 현대리를 쳐다보는 눈빛이 냉랭하다. 팁을 줬어야 하는건가? 불안한 마음에 현대리는 파트너에게 계약은 언제쯤 할 것인지 자꾸 재촉만 해대는데……뭔가 찜찜한 이 기분.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앙부에 위치한 태국의 정식 명칭은 타이왕국(Kingdom of Thailand)으로 프라테트 타이(Prathet Thai) 또는 무앙 타이(Muang Thai)라고도 하는데, 이는 자유의 나라라는 뜻이다. 유연하고 균형감 있는 외교를 통해 동남아 국가 중 식민지배를 피한 유일한 국가로 자긍심이 높은 국가인 태국으로 출장을 간 현대리의 매너. 과연 무엇이 문제였는지 살펴보자.

1) 태국에서는 불상과 같은 종교적 상징물에 대하여 공경을 표시하고 있다. 만약 불상이나 사당을 만지면 이는 신성한 물건이 더럽혀진다고 믿기 때문에 이를 경계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사진을 찍기 위해 신성한 불상을 만지거나 올라가는 것을 불경하게 여긴다.

2) 머리는 하늘은 향하고 있기 때문에 신성한 부위이며 발은 땅을 딛고 있기 때문에 불결한 부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람의 머리를 만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며 태국 사람들은 특히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친밀감을 표하는 행동이라도 삼가는 것이 좋다. 고의 건 아니 건 상대방의 머리를 건드리게 되었다면 즉시 사과해야 한다.

3) 미팅 시간은 철저하게 지키는 것을 예의로 알고 있으므로 국내업체가 상담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상담 장소 연락처 또는 태국업체의 휴대폰 번호를 입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타인에게 물건을 건네줄 때 왼손은 사용하지 않는다. 태국에서 왼손은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손으로 여겨짐을 명심하자.

5) 태국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할 때 악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자세와 같이 양 손바닥을 합창한 자세로 손가락 끝이 턱끝에 닿도록 목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존경을 표할 때는 손가락 끝을 코끝높이로 한다. “WAI”라는 인사법은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어서 복장이나 시간과 때에 상관없이 하되, 만날때와 헤어질 때 모두 같다. 이때 남자는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의“사와디 캅(Sawadee Kap 또는 Sawadee Krap).”이라고 말한다. 여자는 “사와디 카(Sawadee Kha).”라고 한다. 불교의 합장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많은 내전과 인접국가들의 침입을 오랫동안 받고, 전쟁을 하며 지내온 그들은 사람을 경계하며 서로의 손에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한 고대의 인사법에서 영향을 받았다.

6) 태국에선 원래 팁을 주는 문화가 없었지만 서구문화가 유입되고,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팁문화가 점점 보편화 되는 추세다. 지불요금의 15%정도를 주는 서구문화권과는 달리 태국에서의 팁문화는 조금 다르다. 호텔 벨맨에게는 20~40 바트, 마사지 팁은 2시간 기준 100 바트, 2~3시간 스파는 200 바트, 골프캐디 팁은 18홀 당 300 바트, 레스토랑에선 계산서와 함께 가져오는 잔돈은 팁으로 남겨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즈니스에서조차도 비세속적인 불교적 중용의 덕을 중요시하는 태국인과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무조건 서두르기보다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원칙으로 두자. 그리고 정확하게 확인을 몇 차례 하면서 여유로움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것을 현대리가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박영실박사의 현대건설사보 글로벌비즈니스매너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