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일명 ‘추남(秋男)의 계절’이라고나 할까?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들은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볼륨을 높여 노래를 들었다.
문득 도심을 떠나 푸르름이 넘치는 언덕과 산이 보이는, 그리고 넘실거리는 어울이 있는 물가와 강가로 운전대를 돌리고 싶은 생각이 났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의 도발일뿐 나의 네비게이션은 회사 방향대로 안내를 했고, 나는 생각과 실제의 갭(gap)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을이 전하는 메세지…
가을은 한해의 저물어가는 시간을 알리는 상징이 많이 일어난다.
녹색의 낙엽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붉게 물들어 가고, 한낮과 아침,저녁의 온도는 많은 차이가 난다. 자신의 멋을 한창 자랑했던 나무들은 하나 둘씩 자기 옷을 벗는다. 아쉽지만 나름대로 자신들이 가진 가장 멋진 날들을 기억하면서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봄은 새로움, 여름은 열정, 가을은 고독과 추억, 겨울은 기다림인것 같다.
그 중 나는 가을에 유독 약하다. 지금까지 버텨온 무엇인가를 자꾸 잃어버리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는데 정체모를 그 무엇인가는 보이지 않는 감정의 끈을 쥐어잡는다. 슬픈 드라마나 노랫소리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스스로 생각해 보면 남자가 뭐 이래…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외로움과 아쉬움을 즐기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가을이 주는 그림자
여자도 그렇겠지만 남자들은 사회적으로 만든 굴레 속에서 벗어나기 힘든것 같다. 남자답게 살아야 해. 남자는 이런거야.라고 듣고 자라면서 강한 모습외에는 보이지 않으려 한다.
어느 화장실에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라고 쓰여진 글이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남자도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글에 나 스스로를 위안해 보기도 했다.

남자가 가을에 약한 이유는 ‘남자’라는 사회적 굴레와 상대방의 기대에 따라 나 스스로를 얽어매는 것 때문은 아닐까? 그 기대와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욕구와 가을이 주는 상징적 메세지가 주는 코드가 맞기 때문은 아닐까? 외로움을 느끼고 그것을 벗어나려고 한 때 좋은 추억을 기억하면서 그 기억에 묻히고 싶고, 남자 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작은 소망은 아닐까?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다
이 계절만이라도 마음껏 외로움과 고독과 기억속에서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자
그러나 너무 많은 외로움은 자신을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사람을 만나보자. 그 사람은 나를 이해해주고 한발 물러설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자
한해를 지내면서 후회하지 않는 좋은 기억꺼리를 만들어 보자. 가슴 설레는 추억… 한 쪽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든 외로움과 힘겨움을 채울 수 있는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 보자.

좋은 추억꺼리를 만드는 것도 나…
중요한 것은 추억과 기억을 만드는 것도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스스로가 만들려로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남자뿐만이 아니라 여자라도 상관없다.
모든 것은 자신의 선택이고,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내 삶의 조명은 밝아질 수 도 있고, 어두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밝은, 어두움을 보는 것도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가을엔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자.
나 만의 여행을 떠나보자.

그런데… 서로를 위해주는 둘이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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