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기업 2천개 육성·일자리 1만개 창출
박태완 구청장 "첨단산업 도시 위상 만들어 나갈 것"
[통통 지역경제] 대기업 없는 울산 중구, 첨단 강소기업으로 승부수
'대기업 도시', '부자 도시'로 불리는 울산이지만 이런 이미지에서 다소 소외된 곳이 있으니 울산 중구다.

국내 최대 자동차 공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북구, 세계적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은 동구, SK에너지와 롯데케미칼, LS니꼬동제련,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제련 업체는 남구와 울주군에 터를 잡고 있으나 중구에는 이렇다 할 기업이 없다.

21일 중구에 따르면 울산 전체 제조업 등 2차 산업 종사자 비율은 41%인데, 중구는 13% 수준에 머문다.

중구 내 기업체 중 종사자 50명 미만이 99%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중구가 거둬들이는 기업 관련 세수에 대형마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런 중구가 중소기업 키우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울산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원 등 지역 내 기술 관련 기관과 연계해 지식·기술·서비스기반 첨단산업 중소기업 육성으로 목표를 잡은 것이다.

중구는 2019년 울산테크노파크와 손잡고 6개 중소기업을 선정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15개로 지원 대상 기업 수를 늘려 종합 진단하고 컨설팅을 진행한 뒤 업체별로 최대 1천300만원, 전체 2억원을 지원해 중소기업이 가진 기술을 제품화, 상용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시제품을 만들기 위한 재료비와 제작비를 지원하고, 국내외 특허 출원·등록·인증·갱신 비용도 일부 부담했다.

유관기관이 보유한 첨단 장비와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했다.

또 기술지원단이 현장을 방문해 공정 개선과 운영 방법 등 해결책을 제시했다.

기업 홍보를 위한 브로슈어나 카탈로그 제작 비용, 거래처 대면과 전시회 참가 지원, 제품 디자인 차별화와 표준화 등에도 힘을 보탰다.

[통통 지역경제] 대기업 없는 울산 중구, 첨단 강소기업으로 승부수
지원은 성과로 이어졌다.

이들 15개 업체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이 2019년보다 8%, 종사자 수는 34% 늘어난 것이다.

중소기업이다 보니, 매출 증가액이 수억원대 수준이긴 하지만, 중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하면 성과가 큰 것으로 평가한다.

또 지난해 초 울산 지역 기업 연구소나 연구전담부서가 13개 신설됐는데, 이 중 12개가 중구 내 기업인 것도 고무적으로 본다.

업체도 이런 지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업체를 운영하는 전승준 대표는 "보유한 기술에 다른 기술을 접목하거나 융합해 기술력을 확장하고 싶어도 여력 부족으로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며 "이런 지원을 통해 하고 싶은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500만원, 1천만원 지원도 적은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구는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2030년까지 국·시·구비 등 609억원을 투입해 첨단산업 관련 기업 2천 개 육성, 일자리 1만 개 창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협의회를 설립하고 지식산업센터 산업 집적지 조성, 기술 강소기업 공유 공간 지원, 혁신산업 벨트 구축 등도 할 계획이다.

[통통 지역경제] 대기업 없는 울산 중구, 첨단 강소기업으로 승부수
산업구조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 신설, 기업 지원기관 협력 네트워크 구성, 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건립, 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 활용 기관·기업 유치, 청년 일자리 사업, 콘텐츠 기업 발굴·육성 등에도 나선다.

특히, 내년에 제조 서비스 융합 중소벤처 지식산업센터가 중구 원도심에 들어서 벤처기업과 관련 기관이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2025년까지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면 기존 혁신도시 내 에너지·기술 공공기관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4차 산업 물결에 빠르게 대응해 첨단산업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