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켜고 아시아계 공격 중단 호소, 한글 플래카드도 등장…일부 참석자 눈물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워싱턴·뉴욕서 총격 항의 시위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워싱턴DC와 뉴욕 인근에서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에서 약 200명이 모여 전날 밤 집회를 열고 밤늦게까지 시위했다.

시위대는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s), '아시아계 증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이후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쓸 때 사용된 구호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lives matter)를 연상시킨다.

이 구호는 이후 약자를 따 'BLM 운동'이라는 이름을 얻으며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한글로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지킨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외신 사진에 잡히기도 했다.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워싱턴·뉴욕서 총격 항의 시위
한 참석자는 미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는 화가 나고 분노했다"며 "나는 매일 거리에서 모든 종류의 비난을 듣고 생명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참석자들은 지난 몇 달간 아시아계가 수많은 괴롭힘과 폭력을 당했다면서 희생자를 기리는 의미에서 촛불을 켜기도 했다.

뉴욕에서 아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퀸스에서도 전날 밤 200명가량이 심야까지 집회를 열고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에 항의했다.

이들은 촛불을 켜고 모여들었고 '증오를 멈추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석자는 눈물을 보이며 인종 폭력의 중단을 호소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지난 16일 오후 21세의 백인 로버트 앨런 롱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의 마사지숍과 스파 등 3곳에서 총격을 가해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아시아계 단체 등은 이번 사건의 사망자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인종 범죄, 증오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은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와 폭력의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전날 일부 지역의 시위와 맞물려 아시아계의 항의 집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