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호 방사청장, 프라보워 장관 두 차례 면담…장관 전용기 탑승도

한국이 내달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 출고식을 앞두고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발사업 고착상태를 깨기 위한 여건 조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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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F-X시제기 출고 앞두고 인니에 '불씨 살리기'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18일 자카르타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면담 분위기와 전날 수라바야에서 열린 '알루고로(Alugoro)' 잠수함 인도식 상황 등을 전했다.

강 청장은 15일과 16일 이틀 연속으로 프라보워 장관과 만나 KF-X 공동개발이 가지는 의의와 쟁점 상황에 대한 한국의 입장, 잠수함 2차 사업을 비롯한 한-인니 국방 협력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데 노력했다.

그는 프라보워 장관과 면담에서 오간 구체적 내용은 비공개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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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면담 후 프라보워 장관은 당초 국방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던 알루고로 잠수함 인도식에 직접 참석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한국, KF-X시제기 출고 앞두고 인니에 '불씨 살리기'
또, 강 청장과 정광선 한국형전투기사업단 단장, 박태성 한국대사, 정연수 국방무관 등 우리 측 인사들이 장관 전용기를 타고 함께 행사장까지 오고 가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강 청장과 프라보워 장관의 면담 분위기 역시 작년 9월 강 청장이 방사청 차장으로서 재협상단을 이끌고 자카르타를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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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국방장관 취임 후 한국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프라보워 장관은 잠수함 인도식 축사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과 관계를 중요히 여기며 양국 관계를 더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경제, 산업, 기술적으로 우수한 국가이며 인도네시아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긍정적 발언을 내놓았다.

1천400t급 소형 잠수함인 알루고로함은 대우조선해양이 PAL조선소와 함께 2011년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1차로 수주한 세 척의 잠수함 중 마지막 3번함으로, 기술 이전 방식으로 현지에서 조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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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청장은 프라보워 장관은 물론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 하원 1위원장과 통합군 사령관, 공군참모총장 등 이번 방문에서 만난 모든 고위급에게 내달 예정된 KF-X 전투기 출고식에 참석해달라고 초청장을 건넸다.

우리 정부는 이전에도 프라보워 장관을 한국으로 초청했지만, 성사된 적이 없다.

프라보워 장관이 만약 이번 초청을 받아들여 직접 참석한다면 고착 상태에 빠진 KF-X 공동개발 사업과 잠수함 2차 사업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출고식에 불참하더라도 양국 방산 산업이 좌초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방산 관계자들은 말한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작년부터 올해까지 대부분 예산을 쏟아붓고 있고,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에 신수도 건설 첫 삽도 못 뜨는 등 상당수 정부 사업이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자국이 부담할 KF-X 개발 분담금 총 1조7천여억원 중 13%인 2천272억원만 납부했고, 현재까지 6천44억 원을 연체한 상태다.

KF-X는 내달 시제기 출고식 이후 1년여의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께 첫 비행을 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시제 1∼6호기가 4년간 총 2천200여 소티(비행횟수) 비행시험을 무사히 마쳐야 2026년 6월 기본 비행 성능과 공대공 전투 능력을 갖춘 KF-X '블록1'(BlockⅠ)의 체계개발이 종료된다.

한국, KF-X시제기 출고 앞두고 인니에 '불씨 살리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