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치에 1차 시한 넘겨…지지층 이탈 부추길 우려도

평행 대치를 이어온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후보등록 시작일인 18일 무산되면서 야권 서울시장 단일화가 기로에 놓이게 됐다.

두 후보는 오는 19일 각자 후보 등록에 나선 뒤 2차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양측은 선관위가 재보선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오는 29일 전까지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지만, '아름다운 단일화'를 통한 조기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위태위태한 野 단일화…돌파구 못 찾으면 3자구도 가능성

두 후보의 원만한 합의와 단일화의 컨벤션 효과라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어그러진 것이다.

후보 등록이 시작돼 당적 변경이나 이탈이 불가능해진 만큼 안 후보가 나중에 단일후보로 선출되더라도 기호 2번으로 출마할 길도 막힌 상태다.

한국토지공사(LH) 사태 이후 누구로 단일화하더라도 야권이 낙승한다는 조사 결과가 계속 발표되며 승리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양측 모두 양보의 여지가 줄어든 것이 협상 불발의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서로 유불리를 따지는 협상이 길어지면서 지지층의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야권 단일화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오 후보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투표용지를 인쇄할 때까지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후보 등록해놓고 협상을 계속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벼랑 끝 대치로 마지노선을 넘겨버린 양측이 언제 다시 실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지조차 미지수다.

특히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으면서 감정이 고조될 대로 고조돼 며칠간 냉각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만큼 협상 재개도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일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자 구도'를 형성하는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야권 후보들이 17∼18일 여론조사를 하고 19일 단일후보를 등록하자는 애초 약속을 어겼듯이 단일후보를 내자는 원칙마저 지키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지지층의 피로가 누적될 경우 여야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밀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빚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는 와중에도 양측은 쉽사리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3자 구도는 없다"면서도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위태위태한 野 단일화…돌파구 못 찾으면 3자구도 가능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