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산경찰서, 구인회 경원동우체국장에 감사장 전달
세심한 관심으로 장애인 '로맨스 스캠' 막은 전주 우체국장
"당신을 보러 영국에서 한국으로 오고 싶은데, 택배비가 없다.

30만 원만 보내달라."
청각장애를 가진 A씨는 지난해 10월께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여성과 연락했다.

이후 대화를 지속하는 사이 A씨는 이 여성과 친분을 쌓았고 애정을 표현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어느 날 이 여성은 A씨에게 한국에 입국하려는데 가방을 부칠 택배비가 없다며 '머니그램' 서비스를 통해 30만 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여성의 부탁에 A씨는 지난 1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우체국을 찾았다.

"머니그램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쓴 종이를 들고 우체국에 온 A씨에게 신청서 작성을 돕기 위해 구인회(53) 우체국장이 다가갔다.

서비스 이용 방법이나 수취인의 정보를 제대로 모르는 A씨의 모습에 이상한 느낌이 든 구 국장은 SNS 대화 내용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SNS 속 여성은 한국에 입국하겠다면서도 입국 날짜나 체류 기간, 체류 장소 등을 알리지 않았다.

사기 의심이 짙어진 구 국장은 여성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계속 전화를 끊으며 '몸이 아프다'는 메시지만 보내왔다.

구 국장은 A씨에게 경찰 신고를 권유한 뒤, 직접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출동한 경찰관이 확인한 결과 대화 내용은 온라인을 통해 접근해 연애 감정을 유발한 뒤 각종 이유로 금전을 받아 가로채는 '로맨스 스캠'이었다.

경찰은 세심한 관심으로 로맨스 스캠을 막은 구 국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구 국장은 "고객에게 실례가 될까 봐 신고 전 고민이 많았지만, 우정청 등에 자문을 얻은 결과 신종 사기라는 답변을 받고 경찰에 알렸다"며 "고객의 피해를 막을 수 있어서 기쁘고, 신종 사기 피해가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