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지난해 배우자 명의로 엘시티를 구입했고, 딸 부부도 엘시티를 취득했다"며 "20억원이 넘는 아파트 2채를 나란히 구입하고 1년도 되지 않아 40억여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니 서민들로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아파트 실거래 정보 애플리케이션인 호갱노노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해운대엘시티더샵의 최근 실거래가(전용 186㎡)는 35억원(60층)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지난해 4월 21억원대로 해당 면적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불과 1년도 안 돼 66.6%가 급상승한 것이다.
엘시티는 분양 당시인 2015년 8월부터 초고가 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박 후보가 보유한 전용 186㎡의 분양가는 15억4100만~23억2800만원이었다. 엘시티가 미분양을 기록한 이유였다.
이후 엘시티의 실거래가는 분양가 수준에서 횡보했다. 본격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건 지난해부터다. 2016년 조정대상지역에 지정된 부산 해운대구가 대상에서 해제된 건 문재인 정부 이후인 2019년 11월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자마자 이 지역에서 투기 바람이 불었고, 지난해 11월 다시 조정대상지역으로 재지정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엘시티의 가격은 급상승했다. 지난해 엘시티 실거래가는 35억원(60층)으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거래된 비슷한 층수(61층)의 실거래가는 20억2200만원이다. 무려 73%나 급등한 수치다.
김 원내대표는 "박 후보가 떳떳하다면 본인과 직계존비속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해명하길 바란다"며 엘시티 특검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부동산을 포함한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지도자를 뽑으면, 그 조직은 결코 투명한 공직사회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박 후보를 저격했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이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어떤 불법이나 비리, 특혜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우리 부부는 지난 30년간 부산 외에는 집을 갖지 않았고, 한동안 무주택으로 있다가 아내 명의로 이 집을 지난해에 구입했다"고 했다.
이어 "10억원의 융자를 끼고 샀다"며 "나와 아내는 평생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고, 주택 구입 자금은 사업을 해온 아내가 주로 마련했다. 앞으로 평생 살겠다고 생각하고 산 집"이라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