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가라앉으면 인물 보일 것"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두고 수세에 처한 더불어민주당이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소환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야권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내에 위기감을 넘어 패배의식이 생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7일 당 핵심 관계자는 "LH 의혹으로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당내 우려가 커진 상황이지만 아직 선거까지 3주가 남았다"며 "과거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달랐던 경우가 꽤 있으니 벌써부터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당 안팎에서는 11년 전 한명숙 전 총리가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과 맞붙었을 때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5%포인트 이상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결과는 단 0.6%포인트 차이였다는 사례가 거듭 언급된다.

11년 전 한명숙 소환한 與…"위축되지 말자" 분위기 다잡기
이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니 민주당 지지자의 응답률 자체가 보수 지지자에 비해 낮다.

이는 최근 LH 사태로 인한 실망감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가 진정성 있게 수습하면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 자체 분석으로는 박 후보와 야권 후보들이 3자 대결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시장 후보 조사에 비해 정당·대통령 지지율의 하락폭은 미미한 상황이어서 실제 바닥 표심은 여론조사보다는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의 특성을 감안하면 결국 투표장에 지지층이 많이 나오는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의원들까지 나서 투표 독려를 위한 밑바닥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11년 전 한명숙 소환한 與…"위축되지 말자" 분위기 다잡기
민주당은 또 현재 범야권 단일화에 이목이 쏠린 상황도 지지율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하고 있다.

단일화가 끝나고 본선이 시작되면 또 다른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훈식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지금까지는 부동산 투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장으로 정치선거 형태였다"며 "단일화가 끝나고 LH 문제가 가라앉으면 인물이 보일 것이고, 인물이 보이면 미래를 여는 시장 후보가 누군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