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통시장 ¼이 시장 기능 잃었다

전체 41%가 활성화 미흡…시의회 "중장기 활용계획 수립해야"

대구지역 전통시장 중 시장 기능을 상실한 곳이 ¼이나 돼 활성화 정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대구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대구지역 150개 등록시장 중 39개는 공실률, 상인회 유무 등 지표로 평가할 때 시장으로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시장 기능이 쇠퇴한 23곳을 더하면 전체 전통시장 41.3％가 활성화 측면에서 미흡한 상황이다.

시장 기능을 상실한 곳은 상인회가 구성되지 않고, 상인 대부분이 점포를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성당동 구마시장의 경우 6개 점포에 상인 6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모두 문을 닫고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본리동 본리시장도 점포 2개 외에 모두 문을 닫아 시장 기능을 잃었다.

송현시장은 도시철도 송현역과 가까운 교통요충지에 있지만 점포 2개, 노점 6개 등 8곳만 장사하고 있다.

이런 곳은 대구시가 시설현대화 사업을 하려고 해도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능 상실 시장이 화재 등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현시장은 국가화재안전 특별조사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시장 안에 조명이 켜지지 않아 어둡고 각종 폐기물이 여기저기 쌓인 실정이다.

정천락 시의원(달서구5)은 최근 시정질문에서 "상당수 시장이 기능을 상실해 명맥만 잇고, 재정비사업을 기대하며 빈 점포가 방치돼 있다"며 "남은 상인들은 슬럼화와 화재위험으로 생계조차 위협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방치된 시장들이 상업적 가치를 잃었다고 해도 생활 중심지에 있는 만큼 공동이용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이다"며 "기능 상실 시장 실태를 조사하고 지역 특성을 고려한 중장기 활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권영진 시장은 "기능 상실 시장들은 시설현대화 등에 지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소외됐으나 구조진단 등 안전 분야 지원을 추진했다"며 "쇠퇴한 시장에 문화예술특화거리, 청년상인 창업공간 등을 조성해 상권 활력 회복을 도모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시장 기능을 잃은 지역을 새로운 용도로 전환하기 위해 시장별 특성에 따라 시장정비사업, 도시재생사업, 용도변경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