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러시아·라틴 주요 작가들의 소설 잇단 출간

봄소식과 함께 비영어권 소설들이 우연처럼 한꺼번에 독자 곁을 찾아왔다.

세계 출판시장을 주도하는 영미권 작가들의 소설 대신 프랑스, 러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의 문학 작품이 풍기는 색다른 향기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네덜란드의 거장 세스 노터봄,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소설 작가 중 한 명인 실비 제르맹, 러시아 최고 인기 작가이자 반체제 인사인 보리스 아쿠닌, '러시아의 움베르토 에코'로 불리는 예브게니 보돌라스킨, 아르헨티나 출신 사만타 슈웨블린의 작품들이 비슷한 시기 서점가에 나왔다.

문학동네 출판사는 노터봄의 '여우들은 밤에 찾아온다'와 제르맹의 '호박색 밤'을 펴냈다.

'여우들은 밤에 찾아온다'는 2010년 벨기에 황금부엉이상을 받은 소설집이다.

노터봄이 오랫동안 천착해온 죽음, 이별 등을 주제로 한 짧은 소설 여덟 편이 독자들에게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김영중 옮김.
'호박색 밤'은 마술적 리얼리즘을 통해 한 가문의 백 년 역사를 보여준 소설 '밤의 책'의 속편에 해당하는 장편소설이다.

페니엘 가문에서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이 샤를빅토르를 주인공으로 알제리전쟁과 프랑스 68혁명 등을 다룬다.

이창실 옮김.
러시아 최고 인기 작가인 아쿠닌의 신작은 아작 출판사에서 펴낸 '리바이어던'이다.

아쿠닌의 대표작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대중으로부터 사랑받았던 작품이다.

파리 저택과 호화 증기선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을 파헤친다.

이형숙 옮김.
노터봄·제르맹·아쿠닌…비영어권 소설에 빠져볼까
은행나무 출판사에서는 보돌라스킨의 소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그의 대표작이자 러시아 최고 문학상 중 하나인 '빅 북 어워드' 수상작인 '비행사'.
한 남자의 일생을 통해 20세기 러시아 사회를 재현하면서 개인의 사적 역사가 어떻게 공적 역사와 관계를 맺는지를 조명하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성찰한다.

승주연 옮김.
슈웨블린의 작품도 창비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셜리잭슨상 중편 부문을 수상하고 2017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올라 대표작으로 인식되는 '피버 드림'이다.

시골에 휴가를 보내러 온 한 모녀가 겪는 악몽 같은 이야기를 통해 공포와 긴장감을 자아낸다.

두 사람의 대화만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조혜진 옮김.
한편, 영미권 작가이긴 하나 아프리카 가나 출신 이민자 여성으로 '마이너리티 감성'을 대변하는 야 지야시의 장편소설 '밤불의 딸들'도 국내에 출간됐다.

2015년 탈고 직후 거액의 선인세를 받고 계약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3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아프리카로부터 미국까지 장소를 옮겨가며 일곱 세대에 걸친 인물들이 헤쳐온 고난의 가족사를 통해 흑인들이 겪었던 비극적 역사와 그들의 뿌리를 조명한다.

열린책들에서 민승남의 번역으로 펴냈다.

노터봄·제르맹·아쿠닌…비영어권 소설에 빠져볼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