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지인 내리쳐 살해한 60대 "피해자가 먼저 때려서…"

법정에서 공소사실 일부 부인…한때 국민참여재판 고려하기도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을 흉기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선 60대가 피해자가 먼저 때려서 범행을 저질렀을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을 폈다.

16일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지모(61)씨의 살인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지씨는 재판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마음먹고 살해한 게 아니고, 언쟁이나 다툰 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힌 변호인과 달리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자신을 먼저 때렸기 때문에 범행에 이르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난해 말 기소된 지씨는 당초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 간 공소사실 일부에 관해 이견이 있어 공판을 한 차례 더 열고 이를 정리하기로 했다.

지씨는 지난해 11월 1일 동해시 자택에서 지인 A(51)씨와 술을 마시던 중 흉기로 A씨를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씨는 이튿날 0시 18분께 "자고 일어나보니 사람이 죽어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공조 요청을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와 지씨의 옷 등에 혈흔이 다량 묻은 점, 지씨의 얼굴에 상처가 난 점 등으로 미루어보아 지씨가 A씨와 다투다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지씨를 긴급체포했다.

지씨는 사건 당일 낮에 낚시로 잡은 생선을 안주 삼아 A씨와 오후부터 술을 마셨으며, 두 사람은 소주를 8병가량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지씨는 A씨에게 집으로 가라고 문밖으로 내보냈으나 A씨가 말을 듣지 않자 언쟁을 벌였고, 이에 흉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