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무증상·아동…'집단면역' 도전 이스라엘의 남은 과제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해온 이스라엘은 과연 꿈의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근 3개월 만에 1회차 접종률 약 56%(519만8천여 명 접종), 2회차 접종률 46%(428만여 명 접종)에 도달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자 약 78만 명을 더하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00만 명가량은 면역력을 갖췄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규 감염자와 중증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재생산지수와 검사 수 대비 양성 비율 등 관련 지표도 빠르게 안정세를 보인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인류가 꿈꾸는 '집단 면역'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선 것일까.
◇ 집단면역까지는 아직 먼 길…변이 바이러스가 관건
집단면역에 대한 정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접종 완료 또는 감염 후 회복으로 면역력을 갖춘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 그 편차가 적지 않다.
다만, 일반적으로 특정 집단 구성원 상당수가 면역력을 갖게 돼 감염병 확산이 느려지거나 멈추고, 면역이 없는 사람도 보호받는 상태를 집단면역 상태로 부른다.
텔아비브대학의 감염병 모델 분석연구소 소장인 단 야민 박사는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에 "집단 감염이란 백신 또는 감염 후 회복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잃고, 우리의 일상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여전히 하루 1천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는 접종 속도전을 통해 기존 바이러스를 상당 부분 극복한 이스라엘이 가장 우려하는 요소다.
최근 이스라엘에서 보고되는 신규 확진의 99.5%가량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국발 변이는 이스라엘이 채택한 화이자 백신으로 상당 부분 방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영국발 변이의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45%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집단면역에 필요한 면역 형성인구 비율도 높아야 한다.
또 최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발 변이 등 기존 백신으로 무력화하기가 어렵다는 다른 변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내렸던 국제선 여객기 운항 금지 조치를 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공중보건 책임자인 샤론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는 "백신이 영국발 변이를 막는 데 효과적이지만 백신의 효능이 덜한 남아공발 변이 등의 존재도 확인됐다"며 "변이 바이러스 침투를 막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 불확실성 키우는 미지의 무증상 감염
집단면역 형성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무증상 감염이다.
화이자와 이스라엘 보건부가 최근 실제 접종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의 유증상 감염 및 중증 환자·사망 예방 효과는 97%, 무증상 감염 예방 효과는 94%였다.
백신을 맞더라도 증상 없이 감염이 이뤄지고 이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례를 막을 확률이 낮다는 뜻이다.
야민 박사는 "또 접종 이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사람이 재감염되면 무증상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체액 내에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바이럴 로드'(Viral loads)를 측정한 결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고령층의 바이럴 로드가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연령대보다 60%가량 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민 박사는 "연구를 통해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그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우려했다.
◇ 인구의 30% 차지하는 아동·청소년 그리고 접종 회피자들
전세계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이스라엘에서도 아직 접종 대상이 아니거나 접종을 피하는 인구가 상당하다.
우선 아직 임상 데이터가 없어 접종하지 못하는 16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이 있다.
전체 인구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30%에 달한다.
화이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12∼16세 연령대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해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그때까지는 이들에 대한 전면적인 접종이 불가능하다.
또 12세 미만 연령대에 대한 접종 시기는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스라엘 언론과 인터뷰에서 12∼16세 아동 청소년에 대한 접종 가능 시기를 몇 주 후로, 12세 미만의 경우 올해 연말께로 예상했다.
아동·청소년 뿐만 아니라 접종을 피하는 사람들도 집단 면역 형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접종률이 90%를 넘긴 5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아직 25만 명가량이 백신을 맞지 않았고, 16∼49세 연령대에서도 아직 80만 명가량이 미접종 상태다.
이스라엘 감염병 치료팀의 일원인 다니엘 코헨 박사는 "최근 감염 관련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지만 아직 집단면역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아직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며, 방역 조치와 백신 접종률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근 3개월 만에 1회차 접종률 약 56%(519만8천여 명 접종), 2회차 접종률 46%(428만여 명 접종)에 도달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자 약 78만 명을 더하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00만 명가량은 면역력을 갖췄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규 감염자와 중증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재생산지수와 검사 수 대비 양성 비율 등 관련 지표도 빠르게 안정세를 보인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인류가 꿈꾸는 '집단 면역'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선 것일까.
◇ 집단면역까지는 아직 먼 길…변이 바이러스가 관건
집단면역에 대한 정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접종 완료 또는 감염 후 회복으로 면역력을 갖춘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 그 편차가 적지 않다.
다만, 일반적으로 특정 집단 구성원 상당수가 면역력을 갖게 돼 감염병 확산이 느려지거나 멈추고, 면역이 없는 사람도 보호받는 상태를 집단면역 상태로 부른다.
텔아비브대학의 감염병 모델 분석연구소 소장인 단 야민 박사는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에 "집단 감염이란 백신 또는 감염 후 회복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잃고, 우리의 일상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여전히 하루 1천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는 접종 속도전을 통해 기존 바이러스를 상당 부분 극복한 이스라엘이 가장 우려하는 요소다.
최근 이스라엘에서 보고되는 신규 확진의 99.5%가량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국발 변이는 이스라엘이 채택한 화이자 백신으로 상당 부분 방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영국발 변이의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45%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집단면역에 필요한 면역 형성인구 비율도 높아야 한다.
또 최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발 변이 등 기존 백신으로 무력화하기가 어렵다는 다른 변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내렸던 국제선 여객기 운항 금지 조치를 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공중보건 책임자인 샤론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는 "백신이 영국발 변이를 막는 데 효과적이지만 백신의 효능이 덜한 남아공발 변이 등의 존재도 확인됐다"며 "변이 바이러스 침투를 막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 불확실성 키우는 미지의 무증상 감염
집단면역 형성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무증상 감염이다.
화이자와 이스라엘 보건부가 최근 실제 접종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의 유증상 감염 및 중증 환자·사망 예방 효과는 97%, 무증상 감염 예방 효과는 94%였다.
백신을 맞더라도 증상 없이 감염이 이뤄지고 이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례를 막을 확률이 낮다는 뜻이다.
야민 박사는 "또 접종 이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사람이 재감염되면 무증상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체액 내에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바이럴 로드'(Viral loads)를 측정한 결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고령층의 바이럴 로드가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연령대보다 60%가량 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민 박사는 "연구를 통해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그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우려했다.
◇ 인구의 30% 차지하는 아동·청소년 그리고 접종 회피자들
전세계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이스라엘에서도 아직 접종 대상이 아니거나 접종을 피하는 인구가 상당하다.
우선 아직 임상 데이터가 없어 접종하지 못하는 16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이 있다.
전체 인구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30%에 달한다.
화이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12∼16세 연령대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해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그때까지는 이들에 대한 전면적인 접종이 불가능하다.
또 12세 미만 연령대에 대한 접종 시기는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스라엘 언론과 인터뷰에서 12∼16세 아동 청소년에 대한 접종 가능 시기를 몇 주 후로, 12세 미만의 경우 올해 연말께로 예상했다.
아동·청소년 뿐만 아니라 접종을 피하는 사람들도 집단 면역 형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접종률이 90%를 넘긴 5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아직 25만 명가량이 백신을 맞지 않았고, 16∼49세 연령대에서도 아직 80만 명가량이 미접종 상태다.
이스라엘 감염병 치료팀의 일원인 다니엘 코헨 박사는 "최근 감염 관련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지만 아직 집단면역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아직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며, 방역 조치와 백신 접종률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