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힘…'젊은 피' 끓게 한 삼성생명 '언니들의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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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맏언니' 김한별·김보미, 포스트시즌 맹활약…배혜윤도 제 몫
윤예빈·이명관 등 '성장' 어우러져 '4위의 기적' 결실
"그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김한별(35)의 말이다.
연장 혈투를 벌인 지난 9일 청주 KB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경기 종료 0.8초 전 자신이 해결사로 나서서 극적인 결승 득점으로 1점 차 역전승을 이끌고 나서다.
삼성생명이 정규리그 4위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굴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규리그에서 승률 5할도 안 되는 성적(14승 16패)을 낸 삼성생명은 포스트시즌에서 정규리그 1, 2위인 아산 우리은행과 KB를 차례로 꺾고 2006년 여름리그 이후 무려 15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언니들의 투혼, 간절함이 결정적 구실을 했다.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하고 특히 큰 경기에 강한 김한별은 이번 포스트시즌에 더욱 빛났다.
김한별은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14.7득점에 8.7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가 버틴 KB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1차전에서는 3점 슛 5개를 포함해 30점을 폭발하며 기선 제압에 앞장섰고, 2차전에서는 '위닝샷'과 함께 19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역시 제 몫을 했다.
3차전부터는 허벅지 뒤 근육 상태가 안 좋은 데도 참고 코트에 섰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22득점을 몰아치며 결국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한별과 35세 동갑내기인 김보미에게서는 간절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2005년부터 여자프로농구 코트를 누빈 김보미는 이번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34분 53초를 뛰며 11득점 4.7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차전 승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김보미는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서 뛰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보미의 절실함은 적장에게도 울림을 줬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된 뒤 김보미를 향해 "상대지만 우리 선수들이 저 언니를 보고 본받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김보미는 KB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남은 힘을 짜내며 평균 30분 57초 출전해 12.0득점 4.6리바운드 등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줬다.
정규시즌부터 골 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아온 배혜윤(32)도 삼성생명의 우승에 빼놓을 수 없다.
배혜윤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차전에서 더블더블(18득점 10리바운드)을 달성하는 등 평균 16.0득점 5.0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을 챔피언 자리로 이끌었다.
언니들의 투혼은 윤예빈(24), 이명관(25), 신이슬(21) 등 '젊은 피'도 끓게 했다.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받았으나 무릎 부상으로 2년 넘게 고생했던 윤예빈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0.6점에 6.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모처럼 한 뼘 자란 모습을 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음껏 기량을 뽐냈다.
특히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26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고, 3차전에서는 경기 MVP에도 선정됐다.
프로 2년 차 대졸 신인 이명관의 챔피언결정전 '깜짝 활약'은 삼성생명을 더욱 웃게 한다.
2019-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6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은 이명관은 드래프트 직전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탓에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이번 시즌에 뒤늦게 데뷔해 정규리그 15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김보미기 3쿼터에 5반칙으로 물러난 뒤 투입돼 3점 슛 3개를 포함한 13득점을 올리며 팀 패배에도 희망을 안겼다.
4차전에서도 비록 삼성생명은 패했지만 4쿼터 종료 8초 전 이명관의 가로채기에 이은 윤예빈의 레이업으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 승부로 끌고 갔다.
지난 두 시즌 동안 6경기를 뛴 게 전부였던 프로 3년 차 신이슬도 이번 시즌 정규리그 25경기에 나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더니 포스트시즌에서는 고비 때마다 과감하게 외곽포를 터트리며 코트 반란에 힘을 보탰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신이슬이 중요한 순간에 '한 방'씩 해주고 있다"고 칭찬하면서 "조금씩 눈을 뜨고 성장하는 것 같다"고 흐뭇해할 정도였다.
지난 시즌 꼴찌 삼성생명은 2021년 봄에 여자프로농구 역사를 새로 썼다.
베테랑과 신예가 이뤄낸 조화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언니들의 투혼이 동생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재도약의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생명에도 봄이 왔다.
/연합뉴스
윤예빈·이명관 등 '성장' 어우러져 '4위의 기적'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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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김한별(35)의 말이다.
연장 혈투를 벌인 지난 9일 청주 KB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경기 종료 0.8초 전 자신이 해결사로 나서서 극적인 결승 득점으로 1점 차 역전승을 이끌고 나서다.
삼성생명이 정규리그 4위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굴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규리그에서 승률 5할도 안 되는 성적(14승 16패)을 낸 삼성생명은 포스트시즌에서 정규리그 1, 2위인 아산 우리은행과 KB를 차례로 꺾고 2006년 여름리그 이후 무려 15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언니들의 투혼, 간절함이 결정적 구실을 했다.

김한별은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14.7득점에 8.7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가 버틴 KB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1차전에서는 3점 슛 5개를 포함해 30점을 폭발하며 기선 제압에 앞장섰고, 2차전에서는 '위닝샷'과 함께 19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역시 제 몫을 했다.
3차전부터는 허벅지 뒤 근육 상태가 안 좋은 데도 참고 코트에 섰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22득점을 몰아치며 결국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05년부터 여자프로농구 코트를 누빈 김보미는 이번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34분 53초를 뛰며 11득점 4.7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차전 승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김보미는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서 뛰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보미의 절실함은 적장에게도 울림을 줬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된 뒤 김보미를 향해 "상대지만 우리 선수들이 저 언니를 보고 본받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김보미는 KB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남은 힘을 짜내며 평균 30분 57초 출전해 12.0득점 4.6리바운드 등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줬다.
정규시즌부터 골 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아온 배혜윤(32)도 삼성생명의 우승에 빼놓을 수 없다.
배혜윤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차전에서 더블더블(18득점 10리바운드)을 달성하는 등 평균 16.0득점 5.0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을 챔피언 자리로 이끌었다.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받았으나 무릎 부상으로 2년 넘게 고생했던 윤예빈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0.6점에 6.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모처럼 한 뼘 자란 모습을 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음껏 기량을 뽐냈다.
특히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26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고, 3차전에서는 경기 MVP에도 선정됐다.

2019-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6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은 이명관은 드래프트 직전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탓에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이번 시즌에 뒤늦게 데뷔해 정규리그 15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김보미기 3쿼터에 5반칙으로 물러난 뒤 투입돼 3점 슛 3개를 포함한 13득점을 올리며 팀 패배에도 희망을 안겼다.
4차전에서도 비록 삼성생명은 패했지만 4쿼터 종료 8초 전 이명관의 가로채기에 이은 윤예빈의 레이업으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 승부로 끌고 갔다.
지난 두 시즌 동안 6경기를 뛴 게 전부였던 프로 3년 차 신이슬도 이번 시즌 정규리그 25경기에 나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더니 포스트시즌에서는 고비 때마다 과감하게 외곽포를 터트리며 코트 반란에 힘을 보탰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신이슬이 중요한 순간에 '한 방'씩 해주고 있다"고 칭찬하면서 "조금씩 눈을 뜨고 성장하는 것 같다"고 흐뭇해할 정도였다.
지난 시즌 꼴찌 삼성생명은 2021년 봄에 여자프로농구 역사를 새로 썼다.
베테랑과 신예가 이뤄낸 조화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언니들의 투혼이 동생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재도약의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생명에도 봄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