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패 뒤 2연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든 청주 KB의 안덕수 감독은 "5차전은 '죽기 살기로'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대역전 우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안 감독은 1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 홈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여기까지 왔으니 우리도 상대도 물러설 곳이 없다"며 "어떤 힘을 발휘해서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1·2차전을 내줬던 KB는 이틀 전 3차전을 잡은 데 이어 이날은 연장 접전 끝에 85-82로 승리, 2승 2패를 만들며 승부를 15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패 뒤 3연승으로 우승한 사례는 아직 없었는데, KB가 이날 승리로 새 역사의 가능성을 열었다.
안 감독은 "4쿼터 막판 작전 시간을 부르려다 상대에게 오히려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판단해 부르지 않았는데, 연장전에 가게 돼 정말 미안하고 면목이 없었다"며 "제 실수를 선수들이 만회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반면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1위 팀 아산 우리은행을 격파한 데 이어 챔프전에서도 돌풍을 일으켰으나 2연패로 기세가 꺾인 삼성생명의 임근배 감독은 "두 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며 "실망할 것은 없고, 5차전은 정신력과 집중력이 관건"이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다음은 양 팀 감독의 말이다.
◇ 안덕수 KB 감독= 사실 4쿼터 12초를 남기고 작전시간을 불러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다가 결국 부르지 않았다.
상대에게 변칙 수비를 준비하거나 쉬는 시간을 줄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렇게 판단했는데, 마지막에 연장전에 가게 돼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후회스럽고 면목이 없었다.
제가 저지른 실수를 선수들이 만회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지막에 강아정이 김한별을 잘 맡아줬고, 박지수는 결승포를 잘 넣어줬다.
경기를 마치고 '마지막 1분은 너희들의 힘'이라고 선수들에게 얘기해줬다.
5차전은 '죽기 살기로'라는 각오로 임하겠다.
이런 경기에서 팬들의 함성과 응원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싶다.
팬들께 감사하고, 5차전은 팬들을 위해 선수들과 같이 해보겠다.
이제 저희는 부담이 없다.
우리도 상대도 물러설 곳이 없다.
어떤 힘을 발휘해서라도 선수들과 끝까지 싸우겠다.
◇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 = 양 팀 모두 경기를 잘했다.
좋은 경기였다.
아쉬운 건 마지막에 파울이 남았을 때 이용하지 못한 부분이다.
파울을 하더라도 스틸을 노리면서 잘라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실수는 선수가 긴장하면 나올 수 있는 것들이다.
전체적으로는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챔프전에 올라온 팀다운 모습과 자격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서로 모든 게 다 나왔으니 5차전은 얼마나 정신력을 갖고 임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실망할 것도 없고, 2승 2패로 같은 상황에서 출발하는 거니까.
갑자기 다른 걸 준비할 수는 없을 테고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볼 하나, 스텝 하나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명관은 비시즌부터 계속 준비해 왔고, 박신자컵 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규리그에서도 출전하면 제 몫을 해줬다.
2년 차 선수치고 큰 긴장을 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주고 있어서 많은 발전을 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