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영문 서한 공개…"한일 정부, 국제법 판단 받아야"
이용수, 방한하는 블링컨에 "위안부 문제 ICJ행 도와달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다음 주 한·일 순방을 앞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2일 공개한 국문·영문 서한에서 "저는 두 나라 정부가 계속 싸움만 계속할 것이 아니라 국제사법재판소에 위안부 제도에 대해 국제법에 따른 판단을 구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한일 양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설득하는 데 도움을 부탁한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더 깊은 논의를 위해 방한 기간에 면담을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또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위안부가 자발적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학계와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았다"며 "일본 정부도 웹사이트에서 위안부 제도가 성노예 범죄였음을 부정하고 역사 교과서에서 내용을 삭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위안부 제도를 성노예 범죄로 규정하고 역사 교육을 권고한 유엔 인권 전문가 보고서와 2007년 미국 하원 결의안 121호의 내용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장관님은 지난 1월 27일 취임일 겸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을 맞아, 나치 독일이 학살한 가족분들을 기억하면서 역사왜곡을 반박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를 실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공감을 요청했다.

블링컨 장관의 의붓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폴란드 홀로코스트 생존자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달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를 꾸리고 "(한일 양국이) 판결을 받아 완전한 해결을 짓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며 재판 추진을 정부에 요청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음 주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을 거쳐 17일 오전부터 이튿날 오후까지 1박2일 방한 일정을 소화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