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만 전 주교황청 대사, 민주평통 정책 건의
"교황,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역할 가능…방북 성사시켜야"
이백만 전 주교황청 대사는 11일 교황의 중재외교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기여할 수 있다며 교황의 방북 성사를 위해 정부가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전 대사는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분과위원회 회의에 외부 발제자 자격으로 참석해 "교황이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으며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북미관계 개선에 많은 관심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황청은 교황의 높은 도덕적 권위를 원천으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외교력을 보유했다"며 "교황청의 외교적 위상을 활용해 교황청의 중재외교 정책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교황의 북한 방문이 성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사는 "교황이 직접 찾아 축복해준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가톨릭 교리상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교황의 방북은 한반도의 전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황의 방북은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가 교황 방북을 위해 교황청에 외교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사는 "교황청은 G20 공식 회원국은 아니나 회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대한 교황청과 주변국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려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을 설득하고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황은 지난 2018년 10월 교황청을 예방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 의사를 전달받고서 "공식적으로 초청하면 갈 수 있다(Sono disponibile)"며 방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