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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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이 조직을 핀테크 방식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며 팀장 선에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스쿼드’ 조직이다. 기존에 태스크포스(TF) 형태로만 시범 운영하던 스쿼드를 본부 단위로 확대해 상설화하는 곳도 나타났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플랫폼을 전담하는 카드사 안의 핀테크인 셈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DNA사업추진단 산하 3개 팀을 모두 스쿼드 조직으로 바꿨다. 개발 중인 마이데이터 종합플랫폼과 가맹점주 전용 플랫폼, 디지털 월렛팀 등이다. 각 팀마다 기획자와 개발자가 13명 정도 투입된다. 팀장은 부부장(차장급)이 맡는다. 디자인과 서버 관리는 각각 사무실 옆자리에 위치한 디지털퍼스트본부 산하 DX팀과 IT본부가 전담하기로 했다.

스쿼드는 빅테크에서 흔한 조직이다. 스쿼드의 본 뜻은 군대에서 가장 작은 조직단위인 ‘분대’다. 지금은 한 팀에서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가 함께 뛰는 축구팀 선수단을 의미하기도 한다. 카드업계에서 본부 단위(상무)로 이런 스쿼드 조직을 전면 도입한 것은 신한카드가 처음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년간 디지털퍼스트본부 산하에 TF형태로 3개 스쿼드를 운영했다. 이번에 스쿼드를 상설화한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최소 5단계의 결재 라인을 거치는 구조로서는 속도전이 핵심인 플랫폼 사업이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여러 직무를 맡은 사람을 한데 모아놓고 팀장 선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명 안팎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처럼 운영된다는 의미다. 카드업계에서는 “‘카드’라는 보수적인 이미지의 꼬리표를 떼고 핀테크사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며 “네이버나 카카오와의 속도전에서도 뒤지지 않으려는 준비 단계”라고 평가했다.

KB국민카드도 발빠르게 스쿼드를 도입했다. 본부장들에게 2018년부터 조직 신설 권한을 부여해 지난해 6개 팀을 임시 스쿼드로 운영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1월 마케팅본부 산하에 새로 만든 디지털플랫폼트라이브 부서를 스쿼드로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카드도 롯데카드앱 리뉴얼 전담 프로젝트팀을 만든 상태다. 각 팀에 사업기획자와 앱개발자가 들어가고 본부장 밑에 서버 등을 담당할 IT부서를 따로 두는 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의사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스쿼드 조직을 꾸리면서 개발자들을 적극 영입하는 모습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