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사태·부실대출 책임 놓고 수개월간 갈등
부산은행장 교체로 김지완 BNK금융 회장 친정체제 구축
BNK금융이 빈대인 부산은행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하기로 하면서 김지완 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을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빈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군에서 제외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역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부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9일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마치고 최종 후보군을 안감찬 부행장과 명형국 지주 부사장으로 압축했다.

빈 행장이 은행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임추위는 밝혔지만 그동안 빈 행장이 연임 의지를 강하게 비춰온 것을 고려할 때 사실상 후보에서 탈락한 것이다.

황윤철 경남은행장 역시 후보군에서 제외함으로써 은행 계열사의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빈 행장은 그동안 지주사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라임펀드 사태가 터졌을 때 지주는 빈 행장의 책임을 언급하며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작년 연말부터는 수년전 벌어진 대출 부실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지주에서 이 문제를 놓고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고, 빈 행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빈 행장은 부실 대출에 책임이 없다며 소명했지만 징계 강행 위기에 놓이자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강하게 맞섰다.

결국 징계는 무산됐지만 빈 행장과 지주 사이에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감사를 주도했던 지주 임원이 김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최측근인 점 등을 들어 당시 빈 행장을 겨냥한 표적 감사가 아니었냐는 불만이 은행 내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은행 출신의 지주 검사부 간부가 사무실에서 돌연사한 사건이 발생해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유일한 견제 세력이던 빈 행장이 차기 부산은행장 후보에서 제외됨으로써 김 회장은 BNK금융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