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도입했다. 백신 여권이란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각국 정부가 상호 인증하는 문서를 발급해주고 이들에 한해 여행 등을 허용하는 제도다.

9일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중국판 백신 여권인 ‘국제여행 건강증명서’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백신 여권은 중국 메신저앱인 위챗의 미니앱으로 만들어졌다. 미니앱은 스마트폰 앱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뜻한다. 기존 앱처럼 앱 장터에서 내려받을 필요 없이 앱 속에서 새로운 페이지가 열리는 식으로 작동한다.

중국 국제여행 건강증명서의 공식 명칭은 ‘방역 건강코드 국제판’으로 정해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력을 비롯해 핵산검사와 혈청 항체검사 결과가 기록된다. 백신 접종 정보에는 제조업체와 백신 종류 및 접종 날짜가 들어간다. 암호화한 QR코드가 포함되며 디지털 버전 외에 종이로 출력할 수도 있다.

중국 외교부는 “더 많은 국가가 중국과 건강증명 상호인증을 합의하면 중국의 국제여행 건강증명서가 국가 간 건강하고 안전한 인적 왕래를 추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각국과 건강 코드 정보 상호인증 절차를 구축해 상대국 국민에게 비자 등 여행 편의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백신 여권을 도입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백신 효능에 대한 상호 인증만 하더라도 국가 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문제를 고려해 우선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 사이에 상호 인증 절차를 도입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