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종 선택은 포수에게 맡겨…작년 기억 떠올리며 밸런스 찾아"
그래도 나아진 김광현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 생겼다"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2경기 연속 부진했지만, 그래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았다.

김광현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총 2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1회초 ⅔이닝 만에 4실점으로 강판당했다가, 2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실점 없이 더 던졌다.

김광현은 지난 4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한 올해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도 2차례 마운드에 올라 총 ⅔이닝 4피안타 2볼넷 4실점(3자책)을 했다.

당시 김광현은 1회초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4피안타 1볼넷으로 3점을 잃고 강판당했고, 2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 김광현은 삼진 1개와 볼넷 1개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확실히 저번 경기보다는 밸런스를 조금 찾은 것 같다"고 총평했다.

4일 경기 후 인터뷰 때와 비교해 머리카락이 부쩍 짧아진 모습이었다.

그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작년 시즌에 했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는 것 같았다"며 "만족하진 못하지만, 저번 경기보다 나았다는 점에서 다음 경기에 더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5경기(선발 2경기) 9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정규시즌에서도 8경기(선발 7경기)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활약했다.

김광현은 이날 1회 첫 타자의 타구가 파울인 줄 알았는데 페어로 들어가는 '불운한 안타'가 되면서 당황했던 것 같다며 "첫 이닝을 던질 때는 마음의 준비가 덜 되지 않아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못 던졌던 것 같다"고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1회 강판 후 더그아웃에 돌아간 김광현은 작년 좋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어 2회부터는 나아진 투구를 펼쳤다.

그는 "작년에 잘 던진 이유가 뭐였는지 생각해보니 빠른 템포와 낮게 들어가는 제구가 중요하더라"라며 "2회부터는 그런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3번째 이닝에서 마지막 삼진을 잡았는데, 그 공은 완벽하게 작년의 슬라이더 같이 들어갔다"며 "트레이닝을 통해 빨리 밸런스를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래도 나아진 김광현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 생겼다"
김광현은 첫 경기보다는 나아졌다는 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똑같거나 안 좋은 모습이었다면 심각하게 고민을 했을 것이고, 정신적으로도 힘들 뻔했다"며 "그래도 저번보다 좋은 밸런스를 찾아서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차근차근 더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공을 100%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경기가 되면 좋겠다"며 "기분이 저번 경기 때보다는 나은 것 같다"며 웃었다.

한편 이날 구종 선택은 전적으로 포수 앤드루 키즈너에게 맡겼다고 김광현은 설명했다.

그는 "키즈너 포수에게 거의 모든 구종을 맡겼고, 거기에 제가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 포수가 원하는 대로 정확히 던질 수 있는지 보려고 했다"며 "솔직히 그렇게 잘 안 됐다"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특별 규정에 따라 1회를 일찍 끝낸 소감도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는 14일까지 시범경기에서는 마운드에 있는 투수의 투구 수가 20개를 넘었을 때 스리 아웃(3아웃) 이전에라도 이닝을 끝내거나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김광현은 "웬만하면 이닝을 마무리 짓고 싶은데 투구 수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한 이닝에 너무 많이 던지면 부상 올 수 있다.

중간에 내려가는 것도 다음 이닝 던질 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 안 좋으니 중간에 끊은 것"이라며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