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성 피살 소식, 거의 매일"…228명은 남편·연인에 당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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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 전화 보고서 공개…살인미수 포함하면 1.6일에 1명꼴 피해
수사기관 가정폭력 2차 피해도 '심각'…"차라리 찔리세요 증거남게" 지난해 1∼2일에 한 명 꼴로 남편이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뻔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작년 남편·연인에 살해·살인미수 당한 여성 1.6일에 1명꼴"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분석한 '2020년 분노의 게이지: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를 8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97명으로 나타났다.
살인미수 등 사건에서 생존한 여성은 최소 131명으로, 지난해 최소 228명의 여성이 연인이나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
1.6일에 한 명 꼴로 이런 피해를 본 셈인데,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여성의전화는 추정했다.
이런 범죄로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의 연령은 20대가 15.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50대(14.9%), 40대(14.5%), 30대(13.2%), 60대(5.6%), 70대 이상(3.1%)로 나타났다.
10대는 2.2%로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살해가 발생한 셈이다.
가해자들이 밝힌 범행 동기로는 피해 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해서'가 23.3%로 제일 높았다.
뒤이어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22.8%),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14.9%), '자신을 무시해서'(3.9%),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2.6%)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는 최소 1천72명으로 집계됐다.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2천38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이에 대한 공식 통계를 내고 있지 않다고 여성의 전화는 지적했다.
여성의 전화 관계자는 "거의 매일 여성들이 죽는다는 이야기"라면서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여성들이) 요구하는 것은 그날의 사건이나 당일의 폭력만 보는게 아니라 여성인권의 관점으로 사건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 수사기관 가정폭력 2차피해도 '심각'…"차라리 찔리세요 증거남게"
한편, 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겪는 '2차 피해'의 71.1%는 가족이나 수사·재판 기관으로부터 유발된다는 조사 결과도 이날 공개했다.
여성의전화가 지난해 전국 지부를 제외하고 본부에서 진행한 초기상담 1천143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 가정폭력 상담은 총 475건으로 전체의 41.6%를 차지했다.
또 가정폭력 피해자 중 2차 피해를 경험이 기록된 사례는 모두 76건(16.6%)으로 집계됐다.
2차 피해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집단은 피해자의 가족이나 주변인으로 전체의 47.4%(36건)를 차지했다.
주로 "이혼해 봤자 좋을 게 없다", "남편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니 참고 살아라" 등 폭력을 은폐하거나 피해를 외면하는 사례가 많았다.
"너만 가만히 있으면 된다"거나 "왜 잘 살지를 못하냐"며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리고, "이혼하느니 참고 살라"며 인권보다 가정의 유지를 중시하는 사례도 있었다.
여성의전화는 이처럼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인식에 기반해 여성에게 성역할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가정폭력이 지속해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경찰, 검찰, 법원이 유발하는 2차 피해는 27.6%(21건)으로 가족·주변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에게 "남편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라"거나 "별것도 아닌 일로 그런다"면서 가정폭력을 '가정사'나 '부부싸움'으로 치부하고 피해자를 탓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피해자가 여러 차례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받아주지 않고 다른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얘기하면서 "차라리 칼에 찔리세요.
증거가 남게"라고 응답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가해자의 말을 믿고 그냥 돌아가거나, 피해자의 정신과적 병력을 이유로 도리어 피해자를 의심하기도 했다.
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이런 2차 피해를 본 피해자는 경찰, 법원 등 수사·재판 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져 이후에도 신고를 망설이거나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가정폭력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아예 체념하는 피해자도 있었다.
여성의 전화는 사법절차를 통해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려는 피해자들의 노력이 피해자의 인권보장보다 가정의 유지·보호에 초점을 맞춘 현행법 때문에 좌절한다고 지적하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가정폭력처벌법) 개정을 요구했다.
가정폭력 사례를 포함해 지난해 여성의전화가 전국 지부와 본부에서 상담한 폭력피해 건수는 모두 3만9천363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성매매를 포함한 성폭력이 587건(51.4%·이하 중복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가정폭력 475건(41.6%), 데이트폭력 182건(15.9%), 스토킹 126건(1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수사기관 가정폭력 2차 피해도 '심각'…"차라리 찔리세요 증거남게" 지난해 1∼2일에 한 명 꼴로 남편이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뻔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작년 남편·연인에 살해·살인미수 당한 여성 1.6일에 1명꼴"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분석한 '2020년 분노의 게이지: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를 8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97명으로 나타났다.
살인미수 등 사건에서 생존한 여성은 최소 131명으로, 지난해 최소 228명의 여성이 연인이나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
1.6일에 한 명 꼴로 이런 피해를 본 셈인데,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여성의전화는 추정했다.
이런 범죄로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의 연령은 20대가 15.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50대(14.9%), 40대(14.5%), 30대(13.2%), 60대(5.6%), 70대 이상(3.1%)로 나타났다.
10대는 2.2%로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살해가 발생한 셈이다.
가해자들이 밝힌 범행 동기로는 피해 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해서'가 23.3%로 제일 높았다.
뒤이어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22.8%),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14.9%), '자신을 무시해서'(3.9%),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2.6%)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는 최소 1천72명으로 집계됐다.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2천38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이에 대한 공식 통계를 내고 있지 않다고 여성의 전화는 지적했다.
여성의 전화 관계자는 "거의 매일 여성들이 죽는다는 이야기"라면서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여성들이) 요구하는 것은 그날의 사건이나 당일의 폭력만 보는게 아니라 여성인권의 관점으로 사건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 수사기관 가정폭력 2차피해도 '심각'…"차라리 찔리세요 증거남게"
한편, 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겪는 '2차 피해'의 71.1%는 가족이나 수사·재판 기관으로부터 유발된다는 조사 결과도 이날 공개했다.
여성의전화가 지난해 전국 지부를 제외하고 본부에서 진행한 초기상담 1천143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 가정폭력 상담은 총 475건으로 전체의 41.6%를 차지했다.
또 가정폭력 피해자 중 2차 피해를 경험이 기록된 사례는 모두 76건(16.6%)으로 집계됐다.
2차 피해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집단은 피해자의 가족이나 주변인으로 전체의 47.4%(36건)를 차지했다.
주로 "이혼해 봤자 좋을 게 없다", "남편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니 참고 살아라" 등 폭력을 은폐하거나 피해를 외면하는 사례가 많았다.
"너만 가만히 있으면 된다"거나 "왜 잘 살지를 못하냐"며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리고, "이혼하느니 참고 살라"며 인권보다 가정의 유지를 중시하는 사례도 있었다.
여성의전화는 이처럼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인식에 기반해 여성에게 성역할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가정폭력이 지속해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경찰, 검찰, 법원이 유발하는 2차 피해는 27.6%(21건)으로 가족·주변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에게 "남편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라"거나 "별것도 아닌 일로 그런다"면서 가정폭력을 '가정사'나 '부부싸움'으로 치부하고 피해자를 탓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피해자가 여러 차례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받아주지 않고 다른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얘기하면서 "차라리 칼에 찔리세요.
증거가 남게"라고 응답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가해자의 말을 믿고 그냥 돌아가거나, 피해자의 정신과적 병력을 이유로 도리어 피해자를 의심하기도 했다.
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이런 2차 피해를 본 피해자는 경찰, 법원 등 수사·재판 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져 이후에도 신고를 망설이거나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가정폭력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아예 체념하는 피해자도 있었다.
여성의 전화는 사법절차를 통해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려는 피해자들의 노력이 피해자의 인권보장보다 가정의 유지·보호에 초점을 맞춘 현행법 때문에 좌절한다고 지적하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가정폭력처벌법) 개정을 요구했다.
가정폭력 사례를 포함해 지난해 여성의전화가 전국 지부와 본부에서 상담한 폭력피해 건수는 모두 3만9천363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성매매를 포함한 성폭력이 587건(51.4%·이하 중복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가정폭력 475건(41.6%), 데이트폭력 182건(15.9%), 스토킹 126건(1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