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승합차 타고 영장심사 출석…오늘 구속 여부 결정
8살 딸 학대치사 혐의 계부 "죄송하다"…친모는 침묵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부부가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A(27)씨와 그의 아내 B(28)씨는 5일 오후 1시 40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이들은 인천 남동경찰서와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에 각각 분리돼 있다가 경찰 승합차를 타고 법원으로 이동했다.

둘 다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 법정 앞에서 "혐의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인정하고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딸에게) 못할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

아빠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벌 받을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B씨는 취재진 질문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갔다.

이들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 부부는 지난 2일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8)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C양을 낳았고 A씨와는 2017년 7월에 혼인했다.

C양은 얼굴·팔·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 사망했고,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온몸 여러 부위에 손상이 있다"며 "뇌 손상 여부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아이가 거짓말을 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 체벌을 했지만, 손으로는 절대 때리지 않았다"며 "체벌 대신 밥을 주지 않은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훈육 목적이었고 사망한 당일에는 때린 적이 없다"며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B씨는 "딸을 학대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C양을 체벌할 때 플라스틱 재질의 옷걸이를 사용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멍 자국 등을 볼 때 다른 범행 도구를 사용했거나 손으로 심하게 폭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C양과 그의 오빠(9)는 개학 첫날인 사건 발생 당일은 물론 지난해 5월부터 한 번도 학교에 가지 못했다.

이들 남매는 5년 전에도 친부의 학대와 친모의 방임으로 아동복지시설에 보내져 2년 가까이 생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