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증원전력 불참 작년 8월 규모…'실기동 훈련' 안해
한미, 코로나19로 연합훈련 축소 시행…전작권 검증 못해
한미 군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을 축소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외에 있는 미군 병력이 한국에 대거 들어오지 못함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의 핵심인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도 하반기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4일 오는 8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은 지난해 8월 규모로 축소 시행하고, 훈련 내용도 동일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 시행된 하반기 지휘소훈련은 코로나19로 참가 병력이 줄고, 야간훈련이 생략돼 규모와 내용 면에서 '반쪽' 훈련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소식통은 "우리 측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FOC 검증을 이달 훈련 때 진행하자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검증에 참여할 미군 증원 병력이 입국하지 못함에 따라 FOC 검증은 일단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고 전했다.

만약 오는 8월께 시행될 하반기 지휘소훈련 때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FOC 검증은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 측은 올해 FOC 검증이 끝난다면 '전작권 전환 시기'가 나올 것으로 보여, 가급적 정상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강하게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FOC 검증보다는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상시전투태세) 및 연합대비태세 점검에 주력하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 시점을 '임기 내인 2022년'으로 공약했다가 '조기 추진'으로 수정했으나, 가급적 임기 내에 '전환 시기'를 도출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은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나눠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된다.

북한의 도발을 가정해 한미 연합군의 대응 절차를 연습하는 등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다.

이번에도 실기동 훈련은 시행되지 않는다.

이번 연합훈련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시행된다.

북미 관계 등 한반도 안보 정세에 영향을 미칠 가늠자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 남북관계 회복 등을 위해 연합훈련을 미루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남측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연합훈련 중단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간 연합훈련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북한이 이번 훈련 기간 반발의 강도를 높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