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치인은 일본 외무성도 이번 사태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전해 일본이 정부·여당 차원에서 램지어 교수 문제에 발을 담그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야마다 히로시(山田宏) 자민당 참의원 의원은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외무성이 그 교수(램지어)의 현 상황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면서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지난 1일 우익 성향의 한 네티즌이 올린 "램지어 교수에 대한 음습한 괴롭힘이 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저희도 열심히 할 테니 계속 극진한 지원을 부탁드린다"라는 트윗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문제의 트윗에 곧바로 "알겠다.
내일 대응하겠다"라고 반응한 야마다 의원은 이틀도 지나지 않아 외무성 차원의 움직임을 전하면서 자신도 '램지어 사태'와 관련해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일본의 유력 정치인이 이번 사태를 공개 거론한 것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지난달 1일 일본 언론을 통해 일반에 알려진 지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일본 외무성이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트윗을 올린 야마다 의원은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등 우익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정치인이어서 램지어 교수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발언이 빈말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야마다 의원은 지난 2014년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제기해 현 일본 총리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으로부터 담화의 근거가 된 피해자 청취 조사 재검토 시사 발언을 끌어낸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2월 한국의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를 "반일단체"로 규정하고 "악질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고 있다"며 비난했고, 같은 해 9월 퇴임 사흘 만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는 "고맙다"는 반응을 남겼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과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은 학술 문제에 대한 '압력'일 수 있다는 비판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른 역사학자들과 함께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장문의 학술 논문을 펴낸 차타니 사야카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누군가의 연구 부정에 대한 학계의 검증과 관련해 외교적 압력으로 대응한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차타니 교수는 "학문적 자유의 의미가 훨씬 더 혼란스러워졌다"면서 "외무성이 이 사람(램지어)과 일본의 국익을 연결시킨다면, 자신의 논문이 '학술상의 문제'라는 그의 주장은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