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신목행복자리 어르신 요양센터에서 양천보건소 의료진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신목행복자리 어르신 요양센터에서 양천보건소 의료진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사진=뉴스1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백신면역연합, 감염병혁신연합 등이 이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코백스)'가 오는 5월까지 북한에 백신 약 170만회분을 공급한다.

2일(현지시간) 코백스는 '첫 번째 배분 :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라는 제하의 자료를 통해 지난달부터 오는 5월 사이에 북한에 백신 170만4000회분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에 공급되는 코로나19 백신 종류는 인도 백신제조업체 세룸인스티튜트(SII)가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이다. 이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해야 하므로, 이번 물량 공급으로 접종받을 수 있는 사람 수는 85만2000명 규모로 점쳐진다.

북한은 '코백스 선구매공약매커니즘'(COVAX AMC) 대상인 92개국 가운데 한 곳이다. 코백스는 지난달 첫 백신 배분 잠정계획 발표 당시 올 상반기 중으로 북한에 백신 199만2000회분을 전달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기간을 2∼5월로 좁히면서 예상 공급량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코백스는 같은 기간 한국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 210만2400회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1만7000회분을 전달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로써 코백스는 한국 등을 포함해 총 142개국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 2억3700만회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20만회분을 공급한다. 이번 계획안에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코백스는 백신 배포가 일부 지역에서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도 밝혔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 대표는 이날 진행된 화상 회의를 통해 "백신 운송 및 승인 관련 문제 때문에 백신 배포가 일부 지역에서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역사상 가장 크고 복잡한 백신 배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더 많은 국가가 (백신을) 받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스 에일워드 세계보건기구 선임 고문은 "(백신) 제조업체들이 코백스의 엄청난 주문량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정말로 도전 과제"라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것은 코백스가 보장된 백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